 |
 |
 |
|
| Name |
 이찬주 |
|
| Subject | 랭거 예술론의 기조 |
|
| File | | |
Ⅰ. 랭거 예술론의 기조
현대미학 이론들은 언어, 기호, 의미 등을 중심으로 한 의미론적 문제를 통해서 과학적 인식과 예술적 인식의 문제들을 다루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1. 카시러의 상징주의 이론
랭거는 상징으로서의 예술 이론을 확립하는데 있어서 카시러의 ' 상징 형식의 철학'을 수용함으로써, 정신 활동을 포함한 인간 활동이 본질적으로 상징성을 지닌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먼저, 랭거의 예술 이론에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카시러의 상징주의 이론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카시러는 신칸트주의에 속하는 철학자이다. 그의 철학적 사고는 칸트의 " 순수이성비판"부터 발전되었으며, 그의 상징주의 철학은 랭거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카시러에 의하면, 상징은 물리적 세계의 일부로서의 현실적 실재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meaning)를 가진다. 즉 상징은 어떠한 형태로든 감각적인 것이 특수한 모습으로 그리고 의미를 구현하고 드러내는 것일 때, 그와 같은 감각적인 것 안에서 정신적인 의미를 드러내는 일체의 현상을 말한다.
카시러는 전통적 도덕주의, 합리주의의 맥락에서 내려진 인간에 대한 정의, 곧' 이성적 동물'을 '상징적 동물'로 재정의 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성만으로는 인간 문화 생활의 풍부하고 다양한 여러 형태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부적합하며, 모든 문화는 상징적 형태이고 또한 인간의 상징 능력은 인간 문화의 궁극적 원천이기 때문이다.
카시러에게 있어서 신화, 예술, 언어, 과학 등 모든 문화형식들의 공통된 기본적인 기능은 상징적이며, 이러한 문화 형식들은 그 자신의 세계를 구현하고 정립하는 독자적인 형식이다.
카시러는 인간 문화의 다양한 영역을 따라서 카시러는 상징 기능에 있어서 물리적인 것과 의미사이의 연관성을 논리적으로 가능한 세가지의 유형으로 구분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순수의미(pure meaning)기능으로 과학의 경우에서 볼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물리적 기호에 대해 '의미'가 지배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두 번째는, 대표(representation)기능으로 언어에서 볼 수 있다. 지각 세계의 구성은 상징적이며 관계적이다. 즉 다양한 감각 인상이 의미화된 기호로 구성되면 또한 이것은 불변적이다.
세 번째는, 표현(expression)기능으로 신화와 예술에서 잘 나타나며, 상징화된 대상은 서로 통합되어 의미와 물리적인 것간의 구분이 없다. 그것은 관상적이고 정서적인 성격을 지닌 모습들로 용해된 상태로서 제시된다. 따라서 일체의 현상들은 독특하고, 직접적이며, 자발적인 본질을 드러낸다.
이러한 카시러의 세 가지 상징 기능으로부터 랭거는 예술에 있어서의 상징 개념을 끌어내는데, 예술을 감정의 상징이며 정신의 객관화로 파악한다.
2. 기호와 상징
랭거에 의할 때, 인간 정신의 상징성은 동물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꿈과 같은 정신 활동을 한다. 이러한 상징화 작용은 인간의 뇌가 행하는 특별한 능력으로, 랭거는 이와 같이 뇌의 끊임없는 작용을 통해 관념이 명료화되는 과정을 '상징적 변형(symbolic transformation)'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러므로 모든 상징적 투영 작용은 일종의 변형이며, 그리고 이 변형의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추상(abstraction)이다. 결국 상징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추상의 도구로서의 기능을 의미한다.
랭거는 기호와 상징을 구별함에 있어서 카시러의 상징 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카시러는 인간을 상징적 동물로 정의하고 있으며, 상징이 인간의 모든 정신 활동의 근본적인 단위라고 강조하면서 기호와 상징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다. 기호는 초인종소리, 사이렌 소리, 하늘의 먹구름 같은 것들을 말하는데, 초인종 소리는 누가 왔음을 지시하고 문을 열어주는 즉각적인 행동을 요구하는 기호이며, 하늘의 먹구름은 비가 올 것을 지시하면서 비가 올 것에 대비하여 행동할 것을 요구하는 기호이다. 따라서 그는 기호가 조건 반사의 성질을 지니고 있다고 보았는데, 이러한 조건 반사적 현상은 인간의 상징적 사고의 본질적 성격에서 거리가 먼 것으로, 상징은 단순히 기호로 환원될 수 없다는 것이다.
기호는 물리적 존재 세계의 일부이며 상징은 인간의 의미 세계의 일부이다.
3. 추론적 상징과 표상적 상징
랭거는 상징을 추론적 상징과 표상적 상징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 두 상징이 이상과 같이 이분법적으로 구분되고 있는 근거에 대해서 고찰해 보도록 하자.
먼저, 랭거에게 있어서 언어가 반영하는 사실들로 이루어진 세계, 즉 객관적 실재는 사건과 과정으로서 시간적 순서에 의해 일렬로 배열되고 전개되기 때문에 언어는 시간적으로 순서 지워지는 추론적 구조로서 파악된다. 이와 같이 언어의 구성요소들이 연속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단 한번의 시각적 행위에 의해 파악되는, 즉 동시적으로 제시된다는 점에서 두 상징이 구분된다.
두 번째로, 언어는 '내포적'의미와 '외연적'의미를 가지지만 예술은 내포적 의미만 가진다는 점에서 두 상징이 구분된다.
마지막으로, 랭거에게 있어서 예술은 상상력에 형식들을 부여하는 것으로 상상력에 직접적으로 호소한다. 상상력은 추론적 이성보다 더욱 오래된 궤적이며, 예술을 태어나게 하고 예술에 의해 직접 영향을 받는 원시적 인간 능력이다
.
4.비트겐슈타인의 동형구조 이론
언어는 세계의 그림'이라고 하는 비트겐슈타인의 '그림이론'은 논리적 원자론에 기초하고 있다. 논리적 원자론에 의하면, 세계의 복잡한 사실들이 분석되고 이것은 덜 복잡한 사실들로 다시 이것은 좀더 덜 복잡한 사실들로 나뉘어져 결국 단순한 사실(원자적 사실)들로 나뉘어지는데, 이것은 대상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대응하여 언어도 복잡한 명제들이 분석되고 이것은 덜 복잡한 명제들로 다시 이것은 좀더 덜 복잡한 명제들로 나뉘어져 결국 단순한 명제(요소명제)들로 나뉘어지는데, 이것은 이름들로 구성되어 있다.
Ⅱ. 표상적 상징으로서의 무용
1.감정의 논리적 표현
랭거는 무용이 감정의 징후, 즉 감정의 자기표현(self-expression)이 아니라 감정의 논리적 표현(logical expression)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상징으로 성립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랭거에 의하면, 감정(feeling)이라는 주관적 실재는 고통과 안락, 자극과 휴식 등의 육체적 감각으로부터 가장 복잡한 정서, 지적 긴장, 또는 인간의 의식적 삶에 나타나는 끊임없는 감정의 굴곡까지를 포함하는, 느껴질 수 있는 일체의 것이라는 광의의 의미로 정의된다.
언어만을 상징적 형식으로 간주하는 의미론자들은 언어가 아닌 그 어떤 것도 상징적 표현성을 가질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하여 감정을 무형적이고 혼란스러운 것으로 인식함으로써 감정의 표현들을 내적 삶의 징후로 간주한다. 그러나 랭거는 정서란 반드시 혼란스럽거나 무형적인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형태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관적 경험의 자연스런 형식들이 상징적 표현으로 추상화 될 수 있으며, 이는 표상적 상징인 예술에 의해 가능하다고 본다.
랭거의 견해에 의할 때, 예술작품은 예술가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해 놓은 것이라는 이론이 모든 예술의 문헌들 속에서 찾아 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학자들은 유명한 예술가의 생활사를 연구하는데 있어서, 추론적 연구를 통해 예술가가 작품을 만드는 동안에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이었는지를 알아내는데, 그리하여 그 작품의 메시지를 이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직 무용의 문헌에서만 직접적인 자기 표현에 대한 주장이 거의 아무런 이의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용이 잉여의 에너지나 정서적 흥분의 자유로운 배출로 존재한다는 자연주의적 원리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랭거는 자기 표현이 예술의 본질을 설명해 주지는 못하며, 그리고 작품에 표현되어 있는 무용수의 감정은 실제로 느껴진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비극적인 성격의 무용을 공연하기 위해서 무용수가 실제로 절망에 빠진다거나 격렬한 감정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상태에서는 무용 공연을 할 수도 없게 된다. 무용수는 자신의 실제 감정을 표출해 내는 수단으로 무용을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에 대해 이해한 바를, 무용으로 표현하는 것이 바로 감정의 논리적 표현이다. 무용을 감정의 자기표현이 아니라 감정의 논리적 표현이라고 할 때, 여기서 논리적이란 의미는 언어와 마찬가지로 무용에도 논리가 가능하다는 다데도 것이 전제되어 있는 것이며, 또한 무용도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감정의 논리적 표현이라는 것은 무용수가 감정에 대해 통찰한 바를 상징 형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실제의 상황과는 관계없이 개념적으로 인식하고 통찰하는 것이 무용 속에서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용은 상징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관객은 무용 공연을 볼 때, 어떤 즉각적인 행위로서 반응하지 않으며 감정에 대한 통찰을 얻게 되는 것이다. 랭거는 예술작품에 대해 즉각적인 행위를 유발시키지 않고 통찰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으로, 벌로프(E.Bullough)의 '심적 거리(Psychical Distance)'의 개념을 도입하여 설명하고 있다. 심적 거리는 예술작품의 감상에 있어서 개념적 통찰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랭거의 상장 개념에 수반될 수 있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2.감정 형태와의 동형구조
랭거는 상징과 상징화된 대상간의 논리적 관계를 비트겐슈타인의 동형구조 이론으로서 설명하고 있는데,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이론인 '그림 이론'을 추론적 상징을 정의하는 근거로 삼고 있으며,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이론을 예술 형식으로까지 적용하여 예술의 상징성을 밝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랭거는 예술을 표상적 상징의 전형으로 인식하며, 표상적 상징의 지시체를 감정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감정은 일종의 '느껴지는 것'으로, 이것은 생명과정의 산물이 아니라 활동으로 본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활동을 두 가지 형태로 구분하고 있다. 즉 그것은 충격과 행위이다. 충격은 외부의 자극들이 시각적으로 인식됨으로서 느껴지는 것으로 돌발적이고 비자발적이며, 외적이고 객관적이다. 반면에 중심에서 시작된 내부의 자극들은 행위로 느껴지는데, 이것은 상상력의 산물로서 덜 돌발적이고 자발적이며, 내적이고 주관적이다. 여기서 랭거는 감정이 충격이든지 행위이든지 간에 그것은 논리적 형식을 가진다고 본다. 감정은 정신적 현상의 흐름으로서 긴장과 이완, 상승과 하강, 리듬감 등을 나타내며, 이러한 것이 감정의 형태 또는 논리적 형식이라고 간주한다.
랭거는 감정이 일종의 형태(morphology), 구조,, 논리적 형식을 가진다고 하는 감정에 대한 이런 특징들을 형태심리학에서 말하는 동형구조 이론에 근거하여 주장하고 있다. 이 이론은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생리적 과정과 두뇌 밖의 심리적 과정이 공통되는 역동적 구조를 가진다는 것으로, 동형구조는 감정의 구조와 이 감정의 외적 표현(몸짓, 운동, 억양, 음악)의 구조 사이에서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견해가 이 이론에 근거하여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랭거에 의하면, 내적이고 비실재적인 감정은 예술에 의해 드러나며, 예술과 감정간의 상징 관계는 서로 동형적인 형태로 연결되어 존재한다. 즉 이들은 동일한 구조, 형식, 부분들 간의 복잡한 배열인 논리적 형식들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의 논리적 형식의 구성 요소들이 감정의 논리적 형식의 구성 요소들과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본다.
인간 감정의 삶에 대한 인식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언어의 전달 방법으로는 수행할 수 없는 감각적, 정서적 삶의 본질과 형식이 무용에 의해 표현될 수 있으며, 그 것이 투영하는 것은 바로 인간 감정의 본질이다. 따라서 무용은 그것의 내재적 특성으로 보아 추론적 상징이 아니라 표상적 상징이라 할 수 있으며, 이렇게 무용을 하나의 상징으로 특징짓는 조건이 바로 감정의 형태와의 동형구조이다.
이와 같이 무용이 감정 형태와의 구조적 유사성, 곧 동형구조를 이룬다는 것은 또한 무용에 있어서 감정의 논리적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무용이 하나의 상징, 즉 표상적 상징으로 특정 지어질 수 있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랭거의 '표상적 상징' 또는 '예술상징'이란 용어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비판받아 왔다. 의미론자들에 의하면, 모든 상징은 전달과 지시의 기능의 중요하며 이런 요도가 상징을 정의하는 속성이다. 하나의 상징은 술언 속에서 어떤 것을 대신하고 그것을 재현하는데 사용되는 하나의 기호이며, 이것이 상징의 본질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랭거에 따르면, 예술 상징은 그 자체 외에 어떤 것도 지칭하지 않으며, 언어에서와 같이 그 자체를 초월해서 우리에게 의미를 지시하지 않는다.
예술작품의 의미는 작품의 전체 과정 내에서 아무런 매개 없이 직관을 통해 직접적으로 인식된다고 주장한다. 지시성 없는 상징은 상징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랭거가 예술작품을 상징이라고 부르는데 대해 많은 비판이 가해진다. 랭거의 의미론에 대해 비판하고 있는 학자들 중 나겔은 랭거가 예술작품을 표상적 상징이라고 부르고 있으면서도 '상징'이란 용어를 기존에 사용해왔던 의미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로서 사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새로운 기조의 철학" 이후, 랭거는 자신의 상징 개념에 대한 비판들을 의식하고, "감정과 형식" 이후부터는 예술작품을 '표상적 상징(presentative symbol)'이 아닌 '표현적 형식(expressive form)'이란 용어로 대체하게 된다. 그렇지만 랭거는 끝까지 예술작품을 '상징'이라고 부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예술작품의 의의를 언어적 상징과 구별하여 의미(meaning)가 아닌 '함의(import)' 또는 '생명적 함의(vital import)'라고 부르고 있으며, 이러한 생명적 함의를 인식하는 것은 직관적이라고 주장한다.
Ⅲ.표현적 형식으로서의 무용
1.감정의 상징
랭거에 의하면, 예술작품은 감각이나 상상력을 통한 우리의 지각을 전제로 창조된 하나의 표현적 형식이다. 예를 들어 지도와 지구본은 동일한 논리적 형식이 서로 다르게 투영된 것으로, 하나의 투영은 논리적 형식과 동형구조적 관계, 즉 일대일의 대응 관계에 있다.
다시 말하면, 그것들은 하나의 동일한 논리적 형식에 대한 일종의 '표현적 형식'이다. 표현적 형식은 어떤 대상에 대하여 그 대상의 부분들의 관계, 혹은 그 대상의 특성들이나 양상들을 나타내는 지각된 전체 또는 상상된 전체를 의미한다. 이렇게 논리적 형식과 표현적 형식이 유사한 구조를 가진다는 맥락에서 볼 때, 감정과 무용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다.
무용은 감정의 역동적 구조를 지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몸짓으로 투영시킨 표현적 형식이며, 표현적 형식으로서의 무용이 투영하는 것은 감정의 역동적 형식(dynamic form)인 긴장과 이완, 상승과 하강, 리듬감 등 감정의 형태로서, 이것이 바로 무용의 논리적 형식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무용 작품을 감상할 때, 표현적 형식으로 존재하는 것으로서의 논리적 형식으로 보는 것이며, 무용 작품이라는 구체적인 실체를 추상적으로 본다고 할 수 있다.
랭거에게 있어서 예술에서의 표현적 형식은 어떤 '지시성(reference)'을 지니지 않으며, 예술적 가치는 매개 없이 직관적으로 인식된다. 예술에 있어서 표현적 형식의 의미가 되는 것은 예술가의 직접적인 감정이 아니라, 추상화를 통해 나타나며 상상력에 의해 이해되거나 파악되는 본질로서의 감정으로, 표현적 형식은 그 자체가 하나의 의미인 감정을 표현한다.
랭거의 견해에서 볼 때, 하나의 예술작품은 순수한 실제적 대상으로서의 전제가 아니며, 관찰자에게 그것은 감각적 자료들의 배열 이상의 세계로 제시된다. 그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껴진 생명이고, 감정의 이미지들이며, 우리의 인식을 전제로 형성된다. 예술가는 감정에 형식을 부여함으로써 감정을 보다 명료하게 드러낸다. 이것은 예술가가 감정의 주관적 영역을 객관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예술가는 자신의 실제적인 감정들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감정에 대한 보편적인 관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말한다.
명칭을 소유하지 않는 사물에 관해 하나의 관념을 형성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의미론자들은 감정이 무형의 것이며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랭거는 그러한 의미론자들과는 달리, 매우 복잡한 우리의 정서적 삶은 단지 혼란스럽고 무정형한 것이 아니라 그 나름의 구조와 감정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예술작품을 통해 나타난다고 하는 기본전제 아래에서 자신의 논의를 전개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같이 무용이 하나의 관념을 표현한다는 것은 내면적 본질을 외면적으로 드러내는 것, 즉 주관적 영역에 객관적 상징을 부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무용을 비롯한 모든 예술작품은 이러한 이미지로 존재한다. 무용은 구체적인 몸짓들로 구성된 감각적인 실체이지만 몸짓이 의미하는 것은 감정이라는 주관적 실재이며, 감정의 형태를 추상화하여 논리적으로 투여시킨 것이다. 무용을 비롯한 모든 예술적 형식들은 이처럼 추상화됨으로써 감정을 명료화하는 하나의 상징 형식, 즉 표현적 형식이 된다.
2.생명적 합의
랭거는 "감정의 형식"이후 표상적 상징을 표현적 형식이라 부르고, 이것을 순수상징인 '예술에서의 상징'과 구별하여 '예술상징'이라고 부른다.
예술상징은 언어와 같은 순수상징에서처럼 그 자체를 초월해서 우리에게 하나의 의미를 지시하지 않으며, 이러한 상징의 내용은 그 상징 속에 내재해 있다. 그것은 순수상징의 의미처럼 기호를 수단으로 해서가 아니라 기호로부터 분리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랭거가 예술작품을 표현적 형식이라 부르고, 작품이 형성하는 것을 의미가 아닌 생명적 함의이라 부르는 것은 작품 속에는 그것이 표현하는 정서나 분위기 또는 다른 생생한 경험이 불어넣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예술작품이 생명력 있게 느껴지는 것은 실제 생물학적 기능을 소유하는 유기체 그 자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원리들이 예술의 원리를 통해 반영되는, 즉 내적 삶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시화 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랭거는 예술작품이 이와 같이 살아있는 형식으로서 성립할 수 있는 생명적 형식의 네 가지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① 역동적 형식, 즉 변화적인 유형으로 영원성이 제시되는 형식을 의미한다.
② 유기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몇 초라도 물질의 교환이 정지 한다면, 곧 체계는 파괴되고 생명은 소멸된다. 개체를 구성하는 모든 요들은 서로 밀접하게 상호 의존하고 있으므로 어느 한 가지 요소가 빠지면 전체의 구성이 깨 지게 되는 것이다.
③ 리듬작용에 의해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명료한 율동적 과정은 심장의 고동과 호흡이다. 심장의 수축과 호흡의 들이쉼은 긴장을 나타내고, 심장의 확장과 호흡의 내쉼은 이완을 나타낸다.
④ 성장과 쇠퇴의 원리를 나타낸다. 모든 유기체는 언제나 성장하면서 동시에 쇠 퇴한다.
랭거는 이렇게 유기체의 네 가지 원리를 제시함으로써 이 원리들이 예술작품이 지니는 생명성과의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며, 따라서 살아 있는 형식으로서의 예술작품의 본질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술작품이 감정을 담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예술적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살아있는 형식'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용에서 표현되는 감정은 인간 생명의 역동적 과정을 나타내기 때문에 무용은 살아있는 형식으로 간주되며, 살아 있는 형식으로서의 무용은 생명의 외관이며, 감정의 이미지로 존재한다. 무용의 생명적 함의를 가진다는 말은 무용에 있어서 감정의 형식이 유기체와 비슷하게 유기적이고 생명적 형식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요컨대 생명적 함의를 가진 무용은 살아있는 형식으로 간주된다.
예술상징은 그것이 우리에게 지각되는 바로서의 어떠한 형태일 뿐이다. 이 때 상징의 의미는 상징 그 자체에 내재해 있으며, 상징 그 자체를 넘어서서 지시하는 상징은 아니다. 예술상징에 있어서도 상징과 상징화된 대상은 반드시 어떤 공통의 논리적 형식을 가지지만, 언어적 상징과는 달리 어느 것이 상징이고 어느 것이 의미인지 구분할 수 없다.
예술이 감정의 형식과 구조적 유사성을 가짐으로써 예술작품은 감정을 상징하며, 상징화된 감정은 예술작품 내에서 '내용'으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징과 함의는 명백하게 구분되지 않으며, 상징과 그것의 의미 혹은 형식과 내용은 하나로서 나타난다. 이러한 예술상징의 의미는 순수상징의 의미와 달리, 해석을 요구하지 않으며 해석을 통해서 얻어질 수도 없는 것으로 단지 드러난 형식을 명확하게 지각 할 뿐이다. 즉 예술작품의 참된 의미는 직접적 지각(직관)에 의해서 인식된다. 랭거는 직관을 종의 논리적 지각이나 의미론적 지각으로 봄으로써 하나의 지적 기능으로 생각하는데, 그것은 한 사물을 다른 한 사물의 상징으로 지각하는 것이다.
Ⅳ. 가상적 힘으로서의 무용
1.환영의 창조
랭거는 환영을 물리적 반영과 비교하면서, 물리적 대상이 거울에 비쳐진 영상인 반영은 실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이 공간이 환영적 공간이긴 하지만, 실제 존재하는 현실적 공간이 간접적으로 비친 것이라는 점에서 예술의 환영과 다르다고 본다. 랭거에 따르면, 회화는 하나의 환영이다. 회화의 공간은 처음에는 아무 데도 그리고 어느 부분도 그전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으로, 이것은 창조된 공간을 의미한다. 그것은 선, 면, 색채, 양감으로 인해 나타나는 '가상적 공간'으로서, 감상자로 하여금 물감과 켄버스와 같은 구체적인 감각물의 조립 '그 이상의 어떤 것'을 관조하도록 한다. 이 가상적 공간은 모든 가시적 요소들에 의해 창조된 하나의 순수한 지각적 형식으로, 그것은 자율적이고 형식화된 공간이다.
랭거에 의할 때, '가상성'은 예술의 세계와 실제의 세계를 구별지어 준다. 이 가상성은 벌로프가 '심적 거리'의 개념으로 설명하고, 또한 다름 미학자들에 의해 '미적 태도'라는 개념으로 자주 논의되었던 것이다.
예술적 추상화 속에서의 환영은 예술가들이 말하는 '의미있는 형식' 또는 표현적 형식을 의미한다. 그리고 훌륭한 예술작품이 표현하는 생생한 감각적이고 정서적인 과정은 감상자에게는 상징화된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것으로서, 예술작품 속에 직접 포함되는 것처럼 생각된다. 회화는 감정의 역동적 형식으로 감정 자체가 회화 속에 존재하며, 따라서 유기적 형식을 지닌다. 회화적 공간은 상징적 공간이며 생생한 감정의 상징이다. 랭거에 의할 때, 예술적 추상화는 감정을 논리적으로 투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추상화 과정의 결과로 인해 만들어지는 것을 '제1의 환영'이라 부른다.
모든 예술은 자체의 고유한 제1의 환영을 가지며, 이것은 창조된 것을 의미한다. 모든 예술작품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창조된 세계이며, 그 재료들은 현실적 요소들이지만 창조된 예술적 요소들은 언제나 가상적 요소들이다. 그러므로 회화는 가상적 공간, 음악은 가상적 시간, 무용은 가상적 힘이 제 1의 환영이 된다. 어떤 예술의 제1의 환영은 다른 예술 속에서 제2의 환영으로 나타난다. 예술 속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은 창조되는 것이며, 예술들은 창조하는 점에서 서로 만난다. 모든 예술작품은 제1의 환영을 소유하며, 다른 모든 가상적 차원들은 제2의 환영이 된다.
2.무용에서의 환영
랭거에 의하면, 과학적으로 입증될 수 없고 측정될 수 없는 모든 힘들은 철학적 관점에서 환영으로 고려되어져야 한다. 만약 그러한 힘들이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의 일부로 나타난다면 그 힘들은 '가상적', 곧 비 실제적인 외관들로 존재한다.
그것은 하나의 신화이며 가장 원시적인 상징, 즉 신체에서 구축된다. 세계를 개별적인 살아있는 힘들의 영역으로서 간주하는 것은 모든 신화적인 해석의 주요한 관념, 곧 정신 세계의 관념을 의미한다. 랭거에 의하면 무용은 원시적 삶에 있어서 가장 진지한 지적 작업이다. 즉 그것은 인간의 동물적 존재의 움직임과 순간을 초월한 세계에 대한 직시이다. 무용은 종교적 사고의 과정으로 원시적 삶을 상징화함으로써 '힘'을 창조한다. 신화적 인식에서 이러한 창조는 바로 현실이며, 가상이나 상징이 아니다. 이 힘들은 무용에 의해서 창조되었다고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주문으로 불러내어지고, 빌어지며, 도전되고, 달래어진 것이라고 믿어졌다. 이런 무용은 예술이 아니라 마법적이며 실용적인 것이다.
랭거에게 있어 무용은 완전히 창조적이며, 힘들은 시간과 공간의 틀 속에 명백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랭거는 이들의 차원들이 무용의 영역 속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마찬가지로 실제가 아니라고 한다. 무용에서 시간과 공간은 그것들이 무용의 제1의 환영 속으로 흡수되고, 종종 제2의 환영으로 나타남으로서 항상 창조된 요소들, 즉 가상적 형식들로 존재한다.
랭거는 모든 운동 감각적 요소가 관객들이 환영을 창조하도록 가시적이고 가청적인 혹은 가상적인 요소들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보았으며, 이런 단계에서는 현실성에 대한 감각을 분절시키고 다른 세계에 대한 가상적 이미지, 즉 무용의 환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회가 발달함에 따라 '신화적 인식'은 '과학적 인식'으로 전화되고 이와 같이 관객이 등장하게 되는데, 관객의 출현은 무용에 예술적인 훈련을 부여하게 한다. 랭거에 따르면, 무용수들은 훌륭한 관객을 위해 공연하며, 안무가는 고도로 인식되고 형식화된 전문적인 예술을 창조해야 한다. 오늘날 무용의 영원한 대중성은 원시 시대에서처럼 그것의 환상적인 기능에 놓여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무용의 환영적인 것에 대한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또한 전체적으로 예술적 의도를 가지고 무용을 발생시킨다. 탈종교적인 현실적 의식은 무용에서 드러나는 세계를 안무자의 창작물로서, 허구적인 가상적 세계로서 인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발전으로 인해, 무용은 예술로 전환되었고 관객의 반응도 미적인 것이 되었다. 마법적 신념이 미적 태도로 대체 되었을 때, 무용은 예술적인 가상이나 이미지로 지각된다. 따라서 랭거는 제의적인 무용과 예술무용 혹은 극장무용을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었다.
이제 '가상의 힘'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창조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랭거에 따르면 모든 무용의 움직임은 몸짓을 이루고 있으며, 또한 몸짓이 펼쳐질 때에 나타나는 하나의 요소로서 항상 표현적인 움직임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몸짓은 그것을 통해 무용의 환영이 만들어지고 조직되는 기본적인 추상물이다. 모든 자연적인 몸짓은 단지 생명에 필요한 움직임이며, 그것은 징후로서 간주된다. 그러나 가상의 몸짓은 징후가 아니라 상징이다. 자발적으로 만들어지는 무용의 몸짓과 그리고 무용의 몸짓이 표현하는 살아있는 힘은 환영적인 것으로, 무용에서 '힘'은 몸짓의 외관에 의해 창조된 것이다. 무용에서 제1의 환영은 가상적인 힘의 영역으로, 그것은 실제적인 것이 아니라 가상의 몸짓에 의해 창조된 것이다.
빠드되에서 두 무용수는 서로 간에 자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들 사이의 관계는 공간적인 관계이상이며 그것은 힘들로 이루어진 관계를 나타낸다. 따라서 두 사람이 생사하는 힘들은 물리적 인 것으로 보이지만 결코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랭거에 의하면, 이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은 무용 자체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 같은 순수하고 명료한 힘인 무용의 힘이며 가상적인 힘이다. 환영으로서의 무용은 몸짓의 지속적인 조직에 의해 보이게 되는 힘들의 세계, 즉 가상의 힘을 창조한다. 그리고 이 가상의 힘으로 무용은 다른 모든 예술들과 구별되며 독자적인 예술로 존재하게 된다.
신체의 움직임은 충분히 실제적인 것이다. 그러나 신체의 움직임은 단지 무용 내에서만 '몸짓'으로 존재하며, 몸짓은 '실제적인 움직임'이지만 동시에 '가상의 자기표현'으로 제시된다. 랭거는 무용에서 몸짓의 실제적인 측면과 가상적인 측면이 복잡한 방식으로 혼합되어 있다고 본다.
움직임이 몸짓으로 나타나는 것은 단지 살아있는 힘의 중심으로부터 움직임이 겉으로 표출되는 것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무용은 생명의 외관이며 감정의 이미지로서 '표현성'만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유사하게 무용수들의 신체에서 작용하는 신비한 힘은, 무대 위에서 자기표현이 자연주의적으로 출현하는 것 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가시적 힘'으로서 존재한다.
랭거에 의하면, 무용에 제1의 환영은 음악이나 조형예술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즉각적으로 나타나며, 무용 속에서 공간과 시간은 무용의 제1의 환영과 함께 함축적으로 창조된다.
다른 모든 예술처럼 무용은 그것의 환영적인 세계에 어떤 실제적 요소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상적 형식은 유기적이고 자율적이며, 그것은 실제성으로부터 분리된다. 무용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지 근본적으로 예술적 변형을 실행한다. 즉 무용의 공간은 조형적이고, 시간은 음악적이며, 그것의 주제들은 환상적이고, 행위들은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이상의 고찰에서 볼 때, 환영으로서의 무용은 '가상의 힘'을 창조하며, 이것은 무용에 있어서 제1의 환영을 의미한다. 가상의 힘은 '역동적 힘들' 또는 '상호작용 하는 힘들'이라는 환영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힘으로부터 '중력정복'의 환영이 창조된다. 그리고 이러한 제1의 환영 위에서 펼쳐지는 시간과 공간과 같은 불완전하고 일시적인 것은 제2의 환영으로 나타나며, 이것은 예술 상호관계에 의한 동화의 원리에 의해 무용의 일부로 흡수된다.
Ⅴ. 랭거 무용론의 미학적 의의
랭거의 상징 형식으로서의 예술 이론은 오늘날 일반 대중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예술론으로, 표현론에서 주관적 실재로서의 인간 감정이라는 점과 형식론에서 예술작품의 형식이라는 점을 결합시킨 복합적인 예술론이다. 랭거는 '무용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무용의 본질에 대한 혼란이 무용에 대해 널리 알려진 그릇된 이론들에 의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즉, 무용이 '시각화된 음악이고, 움직이는 그림이며, 그리고 판토마임이 기본 요소이기 때문에 연극이다'라고 하는 무용의 본질에 대한 여러 그릇된 편견들을 분석하고 이의를 제기하면서, 무용이 비록 다양한 예술들의 국면에 의존해 왔지만 그것은 독자적인 예술임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서 랭거는 무용과 무용이 아닌 것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즉, 랭거는 몸짓과 움직임, 상징과 징후, 가상의 힘과 물리적인 힘을 구분한다.
랭거의 견해에서 볼 때, 무용에서의 몸짓이 감정을 표현하기는 하지만 이 감정은 무용수가 느끼는 것이 아니다. 무용에서 표현되는 몸짓이 논리적으로나 상징적으로 표현적이지만 이것은 자기 표현이 아니라 가상의 몸짓이다. 이와 같이 신체의 움직임을 정서적인 몸짓, 즉 가상의 몸짓으로 만드는 것은 상징에 의해서이며, 상징으로서의 무용은 환영으로 존재한다. 환영으로서의 무용은 무용 자체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으로 생각되는 상호작용 하는 힘들의 세계인 '가상의 힘'을 창조하며 그리고 이 힘으로부터 '중력정복'의 환영이 창조된다. 무용 속에서 작용하는 이러한 힘은 무용수가 나타내는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가상의 힘으로, 이 힘은 우리가 그것을 지각하도록 창조된 것이다. 따라서 랭거는 물리적 재료들이 모두 환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랭거는 무용에 있어서 '가상적 힘들'의 영역을 인식함으로써, 무용이 음악, 회화, 연극이라고 하는 이론적인 면에서 그 동안 부여되어 온 오해로부터 무용의 독자성을 구축하고자 하였으며, 나아가 무용과 무용이 아닌 것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독자적인 예술형식으로서의 무용의 본질을 규명하고자 한 랭거의 무용론이 비판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20세기 미국의 무용비평가 마샬코헨은 "원시주의, 모더니즘, 그리고 무용이론"에서 랭거의 무용론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다. 코헨은 랭거의 환영 혹은 가상적 대상의 개념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코헨에 의하면, 랭거에게 있어서 예술은 물리적 재료들에 의존하여 '제1의 환영'인 가상적 힘의 영역을 창조하는 것이다. 코헨은 랭거가 무용이론가들(특히, 현대무용 이론가들)이 '무용은 무용수(또는 안무가)의 정서를 실제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믿는 것은 오류라고 생각 한 점에서는 찬성한다. 하지만 랭거가 정서의 표현을 단지 환영적인 것이라고 믿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랭거의 무용론은 현대의 미학적 관점에서 볼 때, 모든 무용의 현상에 적용하기에는 그 한계성이 도출된다고 하겠다. 오늘날 안무가들은 무용을 랭거가 강조하는 무용의 의미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코헨이 언급한 바 있는 이반 라이너와 같이 오히려 의미가 배제된 순수한 움직임 자체에 의존무용을 창조하고자 하는 추세이다. 미국의 무용사가 셀마 잔느 코헨에 의하면, 이러한 안무가들은 움직임들을 정서와 어떤 관련성도 갖지 않도록 분리시킨다. 즉 몸짓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정과는 관계없이 행해진다는 것이다.
레빈은 무용의 현상학적 접근방법에 대한 예로써, 막신 쉬츠의 "무용의 현상학"을 들고 있다. 쉬츠에 의하면, 무용에 있어서 현상학적 접근 방법은 무용 자체에 대한 '생생(체험된)한 경험'에 의해 파악된다.
그리고 움직임을 힘-시간-공간의 범주로 분류하고, 여기서 우리가 보는 것은 힘-시간-공간의 분할될 수 없는 통일체라고 주장함으로써 무용을 하나의 총체적 현상으로 본다. 이때의 '힘'은 랭거와 같은 맥락에서 '가상의 힘', 즉 '환영'을 의미하는데 랭거가 가상의 힘을 제1의 환영으로, 시간과 공간을 제2의 환영으로 구분하는 반면, 쉬츠는 시간과 공간이 제2의 환영 또는 가상의 힘을 뒷받침 해 주는 외재적 장치가 아니라, 그것의 내재적 차원으로 본다. 즉, 가상의 힘은 무용수가 움직임(만들어지고-있는-형태)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내재적으로 시, 공간화 되는 것으로서, 힘-시간-공간을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통일체로서 보고 있다.
여기서 랭거의 무용론과 무용의 현상학적 접근 방법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면, 랭거가 무용의 의미를 주관적 실재의 객관화로 나타나는 감정으로 간주한 반면, 현상학적 접근 방법에서는 무용의 주관성이나 객관성이 무시되기 때문에 무용의 의미는 바로 움직임 그 자체가 된다. 이것은 랭거의 무용론과 무용의 현상학적 접근 방법에 있어서 무용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것, 즉 무용을 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
  |
|
|
|
|
| | |
| | |
|
|
|
|
이름검색
847
28
34
![16 랭거 예술론의 기조.hwp [48 KB] 다운받기](http://dancetheory.pe.kr/spboard/img/type/hwp.gif){kind=small}
16 랭거 예술론의 기조.hwp (48 KB)
부채와춤2
제롬벨, 안느 테레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