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영혼·정신의 관계와 체육·스포츠
안용규
(한국체육대학교)
I. 서언
우리는 체육철학을 공부하면서 어디에 초점을 두고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하곤 한다. 체육학에 한 발을, 그리고 철학에 또 한 발을 딛고 있는 우리들은 때때로 곤혹스러운 질문에 당면하기도 한다. 가령 전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체육학이라고 할 것인지 아니면 철학이라고 할 것인지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본 일이 있을 것이다.
만약 체육철학을 공부하고 있다고 하면, 그것이 전통철학이 아닌 응용철학이라는 점에서 철학적 관점을 강조한 나머지 철학이 될까 두렵고, 체육을 강조하면 '철학인 체하는 경박함'이라는 철학자들의 비판이 뒤따를 것이다(Kretchmar, 1994).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체육철학은 체육과 철학의 영역을 모두 공유하되 어느 한쪽에 매달리지 않고, 양발은 실제와 추상 사이에서 균형과 깊이를 충족시켜야 하는 길을 가야만 한다. 특히 체육철학은 철학과 함께 인간이라는 동일 대상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써 체육·스포츠의 상황에서 발생되는 언어를 규정하고, 분석하고, 개념을 정의하는 중요한 임무를 띠게 된다.
급변하는 현대의 상황에서 철학의 임무가 학문과 실천에서 분석과 구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현대에 이르러 과학 기술이 인간의 삶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그것은 동시에 여러 가지 위험을 안겨다 주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위험은 이원론의 위험이다. 바로 이론적인 지식의 성격 자체가 사람과 연구 대상 사이의 분리를 요구한다. 실제 생활에서도 전문화, 상호 불신 그리고 정치적 갈등 등과 같은 분리와 괴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원론 가운데서 대표적인 예는 인간을 물질적인 면과 비물질적인 면으로 쪼개는 이원론이다. 여러 철학과 종교에서는 그것을 '몸'과 '영혼'의 구별로 표현하였다. 때로는 여기에 '정신'이라는 제3의 요소를 더하여 인간이 단순히 몸과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래서 '정신'을 인간적인 것과 신적인 것이 서로 이어지는 영역으로 보기도 하였다. 몸과 영혼은 구체적인 인간의 국면이다. 이 구체적인 인간은 살아 활동하며,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기의 길을 선택한다. 바로 이것을 우리는 '정신'이라 일컫는다.
고대에서부터 현대에까지 논란이 되어온 수많은 철학적 담론들 중에서, 특히 그 경계를 넘나들며 철학자마다의 차이를 나타내었던 몸과 영혼 그리고 정신에 대한 내용들이 체육학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으며, 체육학에서 역시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는 심신상관의 문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 동안 몸은 인간주체의 창조적 정신에 의해서 활동하게 되는 수동적인 껍질로 묘사되거나, 전적으로 육체적인 행위자는 그들이 사용한 몸에 대한 의도 관점이라는 개념 속에서 사라지는 경향이 있었다(임재구·이재봉, 2001).
따라서 이 글은 체육·스포츠철학을 공부하는데 모호하게 생각되는 몸과 영혼 그리고 정신에 대한 용어와 개념을 탐색하여 그 위치를 정위시킴으로써 체육·스포츠에서 육체의 능력과 더불어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는 정신세계로의 의미를 확장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Ⅱ. 몸(body)과 영혼(soul), 정신(spirit, mind)의 상관관계
1. Soul, spirit, mind의 차이점
'영혼(soul)'의 어원이 되는 psychē, anima, nous, animus, mens, spiritus 등은 모두 동의어로서 사용되고 있으나, 독일어의 경우에는 '영혼(Seele)'보다는 오히려 '정신(Geist)'이 한 단계 높은 상위의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영어로 표기되는 soul, spirit, mind는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철학자마다 그리고 시대적 차이에 따라 그 의미를 달리하고 있다. 특히 soul은 body의 상관개념으로 사용되며, 육체는 소멸하지만 영혼은 불멸한다는 생각으로 고대, 중세, 근대초까지 많이 사용된 용어이다. mind는 17, 18세기의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헤겔 등에 의해 근대 이후부터 soul보다 더 조직화된 정신 개념으로, 그리고 spirit는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기도 했지만 특히 중세이후에 대부분 신적 Holly Spirit의 의미가 포함된 정신의 용어로서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철학자들간의 차이를 살펴보면 플라톤이 "인간은 영혼(soul)과 육체(body)로 구성되었다(Phaidr. 246d)"고 언급한 반면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은 "영혼은 감각과 운동의 원리(Aristoteles, De an. I 2, 405b)"로 보았다. 이러한 생각들은 본래 영혼을 육체의 원리로 본 피타고라스학파의 사상에서 연유된 것(De an. I 4, 407b)이라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은 영혼(psychē, soul)을 비물질적이며, 동시에 불가분(不可分)적인 것과 물질같이 가분(可分)적인 것을 연결하는 중간자로 보았다(Phaidr. 245∼247, Theaitetos 35a, Tim. 41e). 그러나 플로티누스의 경우에는 영혼(psychē)보다는 정신(nous)를 상위의 개념으로 보고 영혼(psychē)은 정신(nous)의 유출(emanation)에 의한 것이라고 했으며, 정신이 영혼보다 상위 개념인 이유는 정신에게는 사유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이러한 정신(nous, spiritus)은 플라톤이 말하는 '영혼의 이성적 부분(Rep. IV, 435)'과 '정신적인 힘(Phaid. 99c)'에 해당되는 것이며, 아리스토텔레스는 nous를 '영혼의 최고 현실태(energeia)(De an. Ⅲ 3, 429a)'라고 했다. 특히 플로티누스가 세계를 5단계로 구분한 것에서 그 용어의 차이를 볼 수 있다. 플로티누스는 모든 존재를 초월하는 일자(一者)로부터의 만물의 유출과 관조(theoria)에 의한 만물에로의 회귀를 말하는 종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체계를 집대성하였는데 신플라톤학파(Neo Platonism)의 대표자인 그의 사상은 주로 플라톤으로부터 계승한 것이며,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를 원용하여 체계화한 것이다.
그의 사상은 Enneades의 54편 논문 중에 [미에 대하여] 및 [예지미에 대하여] 라는 두 편의 논문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미를 자연과 예술의 감각적 미와 초감성적 예지미를 구분하였다. 즉 육체미로부터 영혼미로 점차 이행되며, 감각적 예지미(근지성미)를 모방함으로서 근원미에 도달한다고 하였으며, 미의 존재적인 구별을 통하여 일자(ploton)→누스(nous 자기동일적 초감성 사유 존재)→영혼(psyché)→자연(physis)→질료(hylé)로 이어지는 존재론적 체계를 마련하였다(안용규, 2001).
영혼미
육체미
근원미
지성미
감각미
Proton : 일자(一者) (the One)
존재증명
(emanatio)
유출
관조
(theoria)
변증법
유출과 변증법에 의해 상호 조화를 이루었을 때에 신비주의적으로 得道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하였다.
Nous : 정신, 사유, 지적 원리 (intelligence)
Psyché : 영혼 (soul)
Physis : 자연 (nature)
Hylé : 물질, 질료 (matter)
Hegel에 있어서의 철학적 체계는 논리학, 자연 철학, 정신 철학으로 구분되며, 변증법적 3분법은 정신철학 내에서 다시 주관적 정신(개인 의식), 객관적 정신(역사, 사회), 절대 정신(절대 최고의 이념)으로 파악하며, 절대 정신의 영역은 다시 예술(감각), 종교(믿음), 철학(이념)으로 나누어진다. 그는 칸트와 달리 예술미를 '절대정신의 감각적 현현'으로 보아 자연미보다 우위에 두었으며 '인간의 정신(Geist)'을 '절대 정신'이라고 했으며, 이는 '이데아의 이데아'를 의미하는 것이다.
헤겔은 고대 희랍의 조각상에서 이념상(강인한 정신성, 영혼성)을 찾으려고 하였다. 고대 희랍에는 아름다운 육체를 소유한 사람이 많았고 그러한 육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올림피아 제전을 행했으며, 따라서 올림피아 제전을 미의 제전이라고도 했다. 여기서 미는 육체적인 미이지만 육체미 내에서 영혼미도 찾으려고 하였다. 조각상에서 나타나는 것은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면의 영혼성도 보여주려고 한 것이다. 따라서 육체가 그릇이라면 영혼은 내용물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신성
상징적 예술형식
정신<물질
고대 동방의 이집트
피라밋
자연종교
고전적 예술형식
정신=물질
희 랍
조각상
예술종교
이념상
(das ideal)
낭만적 예술형식
정신>물질
19C 당시의 유럽
시, 회화, 음악
절대종교
헤겔에게 그러한 영향을 준 사람은 빙켈만(Winckelmann)이었다. 빙켈만은 '라오콘의 군상'을 통해 고통의 내면 속에 '영혼의 정신성(정화: Catharsis)'이 보인다고 했다. 그는 희랍의 모든 조각상이 '이상미'를 지니고 있다고 했으며, 이는 형태와 내용의 조화 속에서 육체와 영혼의 조화를 찾아내려는 시도이며, '고귀한 단순성'과 '고요한 위대성'을 찾음으로써 '영혼(soul, Seele)의 정신성(mind, Geist)'을 강조하였다. 즉, 그는 '형태의 미'에서 출발하여 '영혼의 정신성'을 바라다 본 것이다.
이와 같이 여러 철학자들과 시대적 상황으로 미루어, 정신(spirit)은 영혼(soul)보다는 상위의 개념으로써, 영혼이 nous를 향한 상승의 욕구(eros)로 인해 얻게 되는 것을 정신으로 보았다. 특히 mind는 근대의 헤겔에 의한 정신(Geist)에 해당되는 동의어로서의 의미이다.
2. 성경에서의 body, soul, spirit, mind
근대적 사고와 그리스 철학의 영향으로 인해 성경에서의 몸과 영혼, 정신의 개념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성경에 나오는 용어는 현재 서구문명에서처럼 우리가 익숙해진 기계적인 엄밀성으로는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영혼 그리고 정신에 관련된 어휘는 유의어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그리스인들에게 있어서 육체란 사악한 것이었으며, 영혼이 있는 감옥 같은 집으로 비유하였다. 따라서 그리스인들의 이상성은 육체로부터 이탈된 상태인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서 육체란 온전한 인간이 가지는 필요하고 선한 부분으로 보고 있다(창세기 1:31). 성경 속에서의 이데아란 불멸의 육체에 합류하는 것이다(I Cor. 15:35∼58; II Cor. 5:1∼8).
히브리어로 영혼(soul)은 네페쉬(nephech)이며, '호흡' 또는 '생명력'과 관계된 말이다. 이는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하면서 인간에게 '생명의 기운'(창세기 2:7)을 불어넣었다고 할 때에 영혼이라는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또한 구약 성경에는 배고픈 영혼(시편 107:9), 목마른 영혼(잠언 25:25), 주린 자가 꿈에서 먹었을지라도 깨면 비어 있는 영혼(이사야 29:8) 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동시에 영혼은 증오와 기쁨, 사랑과 하느님으로 향한 갈망의 장소이기도 하다(예시편 35:9; 사무엘상 20:17; 시편 42:2). 즉 인간은 영혼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이 곧 '영혼'이며, 몸은 인간과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의 일시성(一時性)이다.
구약 성경에서 하느님은 곧 영이라 말한다. 영은 영혼(soul, nephech)인 인간 안에 움직이는 힘이고, 인격적인 성격이 희박한 것이며, '영'은 비물질적인 속성이 그 특징인 정신적인 기능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생명의 모체가 되는 '힘'의 분위기를 가리킨다. '몸'과 '영'이란 '영혼'이란 말과 마찬가지로 이원론적 인간관을 표현하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을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묘사한 것으로 하느님과 관계 맺고, 그에게 의존함이 사람됨의 근본 상황이다(Pedersen, 1966).
신약 성경에서는 '몸(soma)'과 더불어 '지체(melê)' 또는 '육(肉, sarx)'이란 단어도 사용된다. '육'은 인간의 육체성에 매여 있는 죄성(罪性)을 가리킨다. 여기서 죄성을 가진 육체와 영 사이에 이원론이 존재하며, '육'은 몸에 제한되지 않고 오히려 무엇보다도 전인의 존재방식이며, 생활 방식을 표시한다. '육'은 종종 '살과 피(sarx kai haima)'로서 표현(갈라디아서 1:16; 에베소서 6:21)되기도 한다. '육'이란 인간이 지상에서 살아가는 생활 방식, 곧 태도의 문제이며, '육신을 따라' 사는 삶은 '영을 따라' 사는 삶과 정반대의 삶의 태도이다. 전자의 경우는 삶의 덧없음과 일시성을 하느님을 배경으로 이해하는 데 실패한 삶이고, 후자는 하느님을 중심으로 그를 향해서 살아가는 삶이다(로마서 8:4). 따라서 기독교 신자는 '육을 따라' 살지 않고, '영을 따라' 사는 자이다(로마서 8:9). 그리고 인간이 '영적인(정신적인)' 존재가 되는 것은 오직 하느님의 주도(主導)에 의해 그렇게 된다. 본질적으로 인간 구조의 일부는 이성이 있고, 사고표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육체적 욕구가 우리의 선택을 지배한다면, 그것은 죄악을 잉태한다는 것이다.
철학은 몸(body)과 영혼(soul)을 거의 비슷한 관점에서 보고 있다. 즉 이 문제를 인간의 세계 내에서의 정신적 지향성과 정위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성경에서의 육체(body)는 살아있는 희생물로써 주어지는 것이며(Rom. 12:1∼2), 영혼(soul)은 총체적인 존재로서 열망함으로써 하나님에 의해서 구원받는 것이며(Jas. 1:21; Heb. 10:39), 정신(spirit)은 생의 원리이며, 불멸의 본질(Jn. 4:24; I Cor. 2:11)로서 신적 의미(Holly Spirit)로 사용되었다. 마음(heart)은 지각적이고 감성적인 관계, 그리고 내적 인성이나 성격을 의미하며(I Sam. 16:7; Prov. 10:8; Rom. 10:10; I Pet. 3:4), 마음(mind)은 구체적이고 지각적인 행동을 의미하는 것이다(Rom. 7:25; Gen. 24:63; Ps. 119: 15, 23, 48, 78,148).
성경에서의 이들 용어는 일반적으로 관련된 것을 강조해서 언급할 때 사용되며, 성경이란 신과 인간의 본질적 특성과 그와의 관계에 깊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3. 몸과 영혼의 문제
'몸', '영혼', '정신'이라는 용어의 의미가 무엇이냐 하는 것은 인간을 보는 시선, 즉 인간을 개인의 측면에서 보느냐 혹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보느냐, 다른 동물과 물체와 같은 평면에 두고 보느냐 혹은 우월한 것으로 보느냐, 구체적인 세계나 신들의 영역과 분리된 존재로 보느냐 혹은 상판 관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몸, 영혼, 정신이란 낱말은 이렇게 인간 자신에 대한 성찰과 관계가 있고, 인간의 성찰이 변하면 이 문제 자체도 변한다.
영혼은 곧 몸과는 다른 무엇이며, 몸 속에 숨겨져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영혼이 과연 몸 속 어디에 있는가? 과연 몸의 일정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지적해낼 수 있을까? 가령 영혼이 머리 속에만 있다거나 심장 속에 깃들여 있다고 말하기 힘들다. 영혼은 확실히 몸의 제한을 받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영혼은 마치 컵을 찬장 속에 넣어두듯이 그렇게 몸 속에 공간적으로 넣어둘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영혼이 몸이라는 '집'에 살고 있다면, 인간의 몸은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으며, 밖에서 보면 몸 안에서 누가 운전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영혼이 몸 안에 어떻게 들어있는가 하는 어려운 문제를 야기시킨다. 몸이 공간적이라고 하고, 영혼이 몸 '안에' 있다고 할 때 이 '안'에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뜻할까? 이 문제는 전 철학사에 걸쳐 하나의 큰 문제였다. 플라톤이 배와 선장(영혼)의 관계로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본질상 영혼은 몸과 무관하다는 것이 많은 철학자들의 견해이다. 플로티누스의 말한 것처럼 마치 술통에 든 포도주가 그 통 안의 예비된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나 술통이 포도주와 섞이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다. 영혼이 몸 '안에' 공간적으로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몸도 영혼과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이다. 결국 영혼이 몸 안에 있는 것은 '스며들어' 있다고 표현할 수 있겠다.
플로티노스는 영혼이 몸 '안에' 있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영혼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만일 우리 영혼이 몸 전체에 스며 있음을 볼 수만 있다면, 영혼을 몸의 내용으로 보기보다는 몸을 부수적인 장식에 불과한 것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영혼이 몸에 스며들어 있다"는 말은 플로티노스는 자신의 의견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특히 아우구스티누스가 강조한 몸의 각 부분에 영혼이 모두 존재한다는 사상을 잘 요약하고 있다.
몸과 영혼의 구별을 전제로 해서 철학자들의 견해는 대개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영혼이 몸에 영향을 주는 경우와 둘째, 몸이 영혼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와 셋째, 영혼과 몸이 서로 평형적인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유심론자가 영혼 본질론으로 첫째 관계를 강조하고, 유물론자가 몸 본질론으로 둘째 관계를 강조한다. 셋째 관계는 대개 이원론자들의 주장인데 그들은 가령 두 시계바늘이 같이 가고 있는 것처럼 몸과 영혼의 평행성을 강조한다(Pedersen, 1966).
몸과 영혼을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묘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영혼이 몸과는 다른 어떤 종류의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데, 영혼은 보다 개인적이며, 은밀하고 친숙하게 보며, 몸이 속해 있는 외부 세계와 달리 공간적인 의미는 아니지만 영혼을 내부 세계로 본다. 그리고 몸은 역학의 법칙에 복종하지만 영혼은 그렇지 않다. 사람은 영혼에 대한 체험을 몸짓, 말, 필적과 같이 오직 육체적인 것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이 가능하다.
많은 철학자들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혼과 몸을 완전히 분리시키려는 노력이 실패했음이 분명하다. 아우구스티누스에 의하면 영혼은 기수이고, 몸은 말과 같다. 기수와 말이 없는 경주는 생각할 수 없듯이 몸이 없이 영혼을 생각할 수 없으며, 영혼없는 몸의 가치를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다(Peursen, 1966). 아리스토텔레스가 "영혼은 신체 없이 나타날 수 없고, 신체도 영혼 없이 자립할 수 없다"고 언급한 내용에서 그것을 보다 잘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몸과 영혼이 안과 밖의 두 개의 세계가 아니라 각자가 인격(person)으로서 가지고 있는 '독특한 관점'에 따라 다르게 배열된 하나의 세계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1) 몸에 대한 영혼의 우위
영혼을 묘사할 때, 먼저 몸의 속성을 나열한 다음 그것들의 부정으로 묘사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가령 '영혼은 형체나 색깔이 없다', '영혼은 공간을 차지하지 않는다', '영혼은 쪼갤 수 없다', '영혼은 비물질적이다' 등으로 영혼을 묘사한다. 영혼과 몸의 관계를 상호 부정적인 관계로 보는 엄격한 이원론은 인간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막다른 골목을 뜻한다(Ryle, 1949).
데카르트는 영혼과 몸을 분리하고, 영혼과 몸을 각각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으로 대치시켰으며, '사유하는 본체(res cogitans)와 '연장적인 본체'(res extensa)를 구분하고 분리한 결과 인간의 몸을 영혼이 결여되어 있으나 복잡하고 생동력이 있는 기계로 묘사하고, 영혼의 특징은 몸과 달리 의지와 오성, 의심과 상상력 등을 모두 포함하는 사유작용이라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느님이 몸의 작용에 영혼을 연결시킨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몸과 영혼의 일체성이 일상 경험 속에 원초적으로 주어져 있음을 인정하고, 몸과 영혼의 상호 관계는 부수적이고, 임의적인 관계에 불과하다고 했다. 데카르트는 결코 절대적 이원론자가 아니다. 그가 그린 인간상에서는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체험하는 몸과 영혼의 일체성이 들어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다. 결국 데카르트의 이원론적 인간관의 핵심은 몸과 영혼을 논리적으로 분리한 다음, 그 본성을 따로 관찰하자는 데 있다.
몸에 대한 영혼의 우위성은 플라톤의 철학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플라톤의 진정한 의도는 몸과 영혼의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몸보다 숭고하다는 사실을 이론과 실천에 있어서 사람들이 인정하도록 유도하는 데 있었다. 특히 그의 후기 저작에서 몸을 묘사할 때 영혼을 출발점으로 삼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데카르트도 몸과 영혼의 일체성을 인정하지만, 이것은 철학적 연구의 범위를 벗어나 일상 생활의 실존적 차원에 속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플라톤은 몸과 영혼의 연대성의 문제를 바로 이 실존적인 일상 경험의 차원에서 다루고 있으며, 일상 경험의 차원은 동시에 그의 철학의 중심이고 초점이기도 하였다. 몸과 영혼의 이원성이 데카르트와 플라톤의 철학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플라톤을 단순히 데카르트와 똑같이 취급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먼저 그의 방법론적인 출발점으로 삼은 다음, 사유하는 본체(res conitans)와 연장하는 본체(res extensa)를 같은 평면 위에서 나란히 분리해 놓았다.
반면 플라톤은 몸과 영혼을 같은 평면에 두지 않았다. 그에 의하면, 몸과 영혼은 나란히 놓여 있는 두 개의 사물이 아니다. 오히려 영혼은 '움직이는 가운데 존재하는 것'(an existent in movement)이고, 몸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만일 영혼을 몸과 나란히 같은 평면 위에 두고 보면, 그 사이에 엄격한 경계선을 긋는 것이 플라톤에게서는 지극히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영혼에 그의 위치와 방향을 설정하고자 하는 충동이 있는 것을 고려해 보면 몸과 영혼의 연대성이 선명하게 나타난다.
플라톤 이후의 철학자들은 '배 안에 있는 선장'의 모델(Phaid. 65b)을 영혼(선장)과 몸(배)에 관한 플라톤의 가르침의 대표적인 예로 삼았다. 따라서 영혼을 우리에게 현실적으로 나타난 모습 그대로, 즉 몸에 속박되어 있는 영혼을 보아야 한다고 플라톤은 말한다(Resp. X 611d).
그는 『파이드로스』에서 영혼을 두 말이 끄는 수레의 수레꾼으로 비유한다. 여기서 영혼의 기능을 3가지로 나누는데 몸의 세부위(머리, 가슴, 배)와 관계가 있다. 가장 높은 기능(수레꾼)은 이성적 능력이고, 그 다음은 주인의 뜻을 잘 따르는 말로서 의지와 결정의 능력이고, 가장 낮은 기능은 절제 없는 말로서 욕망의 능력, 즉 성욕과 식욕을 예로 들었다. 마지막으로 플라톤은 이성적인 기능이 머리에 위치하여 다만 하등한 충동을 멀리하고 아주 좁은 통로를 통해 가슴에 위치한 두 번째 기능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 기능과 복부에 위치한 가장 낮은 기능 사이에는 횡경막이 있어 전자를 보호한다고 했다.
『국가』의 몇 구절과 『파이드로스』의 신화 등에서 그는 영혼을 수레꾼과 두 마리의 말에 비유했듯이, 『티마이오스』에서 영혼이 몸보다 우월함을 언급하고, 영혼에 감정의 기능을 부여하고 있다. 그는 여기서 영혼을 그 모든 기능의 통일성으로 보고 몸과 엄격히 구별하여 정신적인 면을 강조할 것이냐 아니면, 그 대안으로 영혼을 '사람됨'의 순수한 방향 설정(orientation)으로 정의함으로써 몸과 영혼을 구별하고 동시에 다른 여러 기능이 몸과 밀접히 관계되어 있는 면을 강조할 것이냐를 두고 그 자신이 확실히 결정할 수 없었던 것 같다.
플라톤은 인간의 근본적인 성향이 절대적인 의미에서 '위로 향하여' 올라가는 것(eros), 즉 '상승에로의 욕구'(Tim. 44d∼47d, 69c∼92b)가 있다고 지적하며, 인간의 의미를 동물의 본성에서 찾지 않고 오히려 반대로 동물을 인간의 측면에서 보았다.
그의 결론으로서 신체기관의 존재 의미는 사유 활동과 지혜를 사랑하는데 있었다. 그는 인간의 몸이 이 세상에 있는 성분을 빌어 만들어졌기 때문에 불규칙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의 교육과제는 이러한 불규칙적인 행동을 바로잡아 일정하게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다. 음악은 정신에, 체육은 신체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정신을 빼고 몸만 움직이지 않도록 아주 조심해야 하고, 한편 몸은 도외시하고 정신만 강조하는 일을 극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 말은 일방적으로 지적인 발달에만 관심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신체교육의 중요성 역시 강조하는 것이며, 특히 오늘날의 체육·스포츠 활동에 대해 매우 값진 교훈인 것이다.
육체적인 것이 순전히 인간적인 영역의 한계를 초월적인 현실에 뿌리박고 있다는 것을 플라톤이 보여주고자 했기 때문에 인간은 곧 신들의 꼭두각시로서 그의 내적인 정감은 신들이 그를 움직이는 줄이며, 그 중에서도 사고력은 '황금의 줄(Phaid. 62b; Laws X 906a)'이라고 했다.
플라톤은 영혼과 몸의 관계에서 종종 몸의 존재를 경멸하는 사상을 엿볼 수 있는데, 기독교의 교리로 인정되었던 영혼불멸과 자존성의 교리, 몸과 관계된 모든 것에 대한 금욕적 태도, 그리고 성을 '육체적 정욕의 죄'로 규정한 것 등은 의심의 여지없이 플라톤 사상에 뿌리박고 있다. 따라서 플라톤의 이원론은 데카르트에게서 보는 것처럼 존재론적인 이론이 아니라, 다분히 디오니소스적이며,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플라톤은 특히 영혼을 그 정신적인 지향성으로 묘사할 때 몸과 영혼의 구조적인 관계를 아주 명확하게 노출시켰으며, 신적인 현실을 배경으로 인간을 묘사하였다. 결국 분명한 것은 그의 입장에서 몸은 영혼의 모형이기도 하면서 관심과 존경의 대상이기도 한 것이었다.
2) 유물론적 일방성
인간을 몸의 작용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사조가 '유물론'이며, 인간을 완전히 물질적인 측면에서 해석하려는 태도이다.
라 메트리가 생각하는 영혼은 더 이상의 본체가 아니라 고유의 독립성을 상실한 몸의 부산물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인간 기계론(L'homme machine)(1748)』에서 영혼은 물질과 아무런 차이가 없으며, 심지어 물질조차도 감각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그는 자기의 견해가 현실에 더욱 가깝다고 생각한다. 물질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고, 근대 의학이 보여주듯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식물적인 영혼', '감각적인 영혼' 등은 물질과 아무 차이가 없는 '에너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는 경험의 한계를 벗어나서 선험적으로(a priori) 사람됨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지 않고, 관찰에 의지하여 경험적으로(a posteriori) 인간을 접근한다.
포이에르바하는 자연의 배후에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신의 이념은 인간성의 투영으로 보았으며, 신학은 곧 인간학이라고 했다. 그에 있어서 인간학은 구체적으로 살고 있는 감각적 인간에 관한 이론으로 '영혼'이나 '정신'의 존재는 부인된다. 그는 '유물론'이란 말보다 오히려 '유기론'(organism)이란 말을 더 애호했고, 그의 철학의 핵심이 인간을 '살아 있는 물질'로 보는 데 있지 않고, 오히려 동료 인간과의 구체적인 관계에서 존재하는 자(Lange, 1976)로 보았다. 포이에르바하는 몸과 영혼의 우발적인 관계, 즉 내적 필연성이 결여된 관계를 거부하고, 육체성의 의미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의 영혼은 그 자체로 떼어서 보면 하나의 추상에 불과하고, 영혼은 몸에 붙어 있을 때, 비로소 '어떤 무엇'이 될 수 있고, 몸의 표현으로서 그 모습을 드러내며, 그 자체로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철학이 유물론인 까닭은 영혼을 궁극적으로 육체적인 범주에 환원하기 때문이다. 포이에르바하는 철학은 실로 방관하는 태도를 벗어나 현실 속으로 뛰어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신적인 것이 물질의 산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산물이라는 것이 유물론자들의 최종 결론인 것처럼 오늘날 자연 과학이 발달하고 인체의 작용에 대한 지식이 증가함에 따라 사랑, 심미감, 종교적 경험 등 흔히 고상한 정신적 생활이라 일컫는 것들이 몸의 분비 활동과 신진 대사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이 점점 더 확실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3) 몸과 영혼의 일체성
플라톤과 테카르트는 영혼과 몸의 이원성을 강조하면서도 몸과 영혼의 상호 의존성을 다같이 인정하였다. 데카르트는 일상 생활의 차원에서, 플라톤은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몸을 초월로 향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영혼의 성격과 연결시킴으로써 몸과 영혼이 하나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었던 것이다. 또한 영혼과 몸의 한 측면만을 강조하여 인간을 설명해 보려고 할 때, 또 다른 측면은 시야에 들어올 수 없다. 유물론은 인간이 주체로서 물질적인 작용을 경험하고 해석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상대적인 가치를 부여하지만 학문적인 타당성은 인정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론적인 철학적 사유 이전에 몸에 속하는 것과 영혼에 속하는 것을 구분하는 사고 방식이 애초부터 있은 것이 아니라, 영혼을 몸의 혹은 몸을 영혼의 사대적인 것으로 보게 될 때 비로소 '영혼'과 '몸'의 구분된 개념이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즉 영혼과 몸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개념으로써 특히 성경은 인간의 정신적인 지향성이 몸과 영혼의 일체성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과 몸의 일체성을 증명하려고 하였다. 즉 도장과 도장에 새겨진 무늬가 하나이듯이 몸과 영혼의 관계는 질료(matter)와 형상(form)의 관계라는 것이다. 질료는 일정한 형상이 없이 표상할 수 없고, 형상이 독립해서 존재할 수 없듯이 영혼과 몸도 하나로밖에 이해될 수 없다. 질료는 형상에 의하여 움직이고, 성장하며 살아있는 질료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생물에게 일정한 형태의 영혼을 부여하여 각각 식물적인 영혼, 동물적인 영혼, 이성적인 영혼으로 나누었으며, 이성적인 영혼인 인간의 영혼은 지상에 존재하는 생물중 가장 뛰어난 형태의 영혼이라고 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몸을 떠나서 영혼의 활동이 있을 수 없으며, 영혼 그 자체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으로써, "영혼은 몸의 실현이다", "영혼은 몸이 아니지만 몸을 떠나 따로 존재할 수 없다", "영혼은 한 일정한 몸에 존재한다"고 하여 몸과 영혼의 연합을 표현했다(De an. I 3, 406b).
그러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일반적인 영혼과 정신을 구별하고, 정신은 인간에게만 고유한 관조 능력으로 이해한다. 그는 정신은 관조하는 능력이며, 영혼과는 종류가 전혀 다르다(De an. II 2, 413b)고 보았다. 이 때문에 구체적인 영혼에 비하여 인간의 정신은 에테르와 같은 성격을 띤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그리고 정신은 '밖에서' 들어온 것이고, 신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정신의 작용 가운데는 몸과의 상관성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De an. Ⅲ 5, 430a)고 했다. 또한 현실적으로 인간에게는 정신이 내재하지만, 원리적으로 추월해 있으므로 정신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영역에 속하지 않는다고 했다. 영혼을 몸을 통해서 해석하고, 몸을 영혼을 통해 해석하는 그의 방법은 많한 문제를 해결하였다. 그의 정신의 개념에서 플라톤이 말하는 '중심을 이탈하여 초월적인 현실로 향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게 된다. 즉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정신은 원칙적으로 인간 존재의 개인적인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신을 초개인적으로 보는 이론을 수정했는데, 아퀴나스에 의하면 정신은 인간에게 개인성과 독립적인 인격을 부여하는 영혼의 한 형태로 존재하며, 인간은 동물보다 고차원의 세계에 속한다. 그 이유는 인간이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정신(intellectus agens)이고, 이 정신은 곧 불멸하는 영혼이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영혼이 몸을 통해서 구체적인 영혼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몸의 지원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클라게스는 인간의 생명의 통일성을 '영육'(靈肉)으로 묘사하면서 아리스토텔레스의 공간과 시간의 지배를 받지 않는 초월적인 정신의 개념을 공박하고, 정신은 태초에 인간이 '영육'으로 하나의 유기적인 통일성을 이루고 살 때에 밖에서 침투해 온 악한 세력이라고 했다(Klages, 1932).
'몸', '영혼', '정신'은 여러 철학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용어이다. 때로는 이것을 인간의 존재에 깔려 있는 일정한 '층'이나 '단계'로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클라게스는 생물학적인 요소와 정신적인 요소가 서로 융합되어 인간 존재의 각 '단계'에서 빚어내는 긴장과 아울러 연합관계를 누구보다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인간의 몸은 세계 안에서 세계를 향하여 방향을 설정하는 가운데 비로소 진정한 몸이 되며, 이 가운데서 몸은 심적인 요소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간이 육체적인 존재라는 것은 그가 미완성의 존재이며, 세계를 향해서 열려 있고, 이 몸을 매개로 타인과 주변 세계와의 상호 관계의 장(場)을 열며, 이를 통해서 비로소 인간이 자기 자신으로 설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만나고 대화하는 진정한 인간은 항상 육체적인 인간이다.
니체는 몸이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영혼이나 정신에 대해서는 초인간적인 어떤 세력을 상상해 볼 수 있지만, 몸은 구체적인 인간을 떠나서 생각해 볼 수 없다. 니체는 심지어 정신을 '육체 언어의 상형 문자'라고 불렀다. 정신은 유기체와 떨어질 수 없고, 항상 그 가운데 존재한다. 그는 철학이 혼의 매력에서 해방되기가 그렇게 쉽지 않았으나 그 해방으로 받은 보상은 그것보다 더 풍요롭고 신비로운 인간 육체성의 발견이라고 말한다.
게엘렌은 인간에게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대개 그 사이에 틈이 생기고 방향 설정의 충동이 일어나고, 내부 구조를 갖춘 외부 세계가 출현한다고 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정신'이라 부르는 것이라고 한다. 이 결핍, 결여, 부재가 바로 정신인 것이다. 그는 방법론적인 면에서 정신을 통해서 결핍을 발견했다. 따라서 어떻게 결핍을 극복하는가를 설명하려면 결핍 현상 자체에서 출발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하는 정신의 활동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셸러는 인간의 육체성을 초월해 있는 한 영역으로써 인격성과 관계있는 '정신'의 영역을 분류하고, '나'를 정신보다 한 단계 아래 있는 것으로 보았으나, 플레스너는 탈중심성의 중심점으로 보았다. 플라톤의 '탈중심적인 인간'의 모델과 마찬가지로 플레스너의 인간학에서 몸과 영혼의 문제는 인간과 문화, 인간과 동료간의 상호 관계의 맥락에서 풀고자 하였다.
사르트르는 이 관점을 확대하여 대상적인 몸에 대한 지식은 자신의 주관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는 경험을 전제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몸은 이 주관성 가운데서 작용한다. 몸은 바로 이 주관성 가운데서 비로소 진정한 '체험된 몸'으로서 제 모습을 찾게 된다. 사르트르의 결론은 몸과 영혼이 완전히 분리된 두 실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 내에서 몸으로 살아가는 가운데(체험된 육체성) 영혼은 자신의 분화를 의식한다. 영혼 자체가 몸을 통해서 노출되듯이 바로 개체화이고 분화이다. 이런 의미에서 영혼은 곧 몸이라고 하였다.
메를로-퐁티는 사르트르의 사상을 발전시켰으나 사르트르와 달리 정신적인 차원과 물질적인 차원을 서로 구분하는 존재론의 바탕에서 육체의 문제를 다루지 않으며, 어떻게 인간이 '자기 스스로의 몸'이 되는가를 수많은 현상을 통하여 보여주려고 한다. 메를로-퐁티의 관찰은 사르트르를 계속 발전시킨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것은 몸과 영혼, 정신적인 것과 물리적인 것의 상관성을 더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Ⅲ. 체육·스포츠에서의 몸과 영혼, 정신
이것은 몸에 속하고 저것은 영혼에 속한다는 식의 상식적인 구별은 균형을 잃은 채 한 면만 강조하게 된다면 결국은 해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플라톤은 그의 사상에서 영혼을 돌보는 일은 결국 육체와 영혼을 모두 교육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록 그가 심신이원론자로서 체육이 지적으로 높은 가치 영역에 이르지 못한다는 관념을 가져다주었지만 그의 교육론에서는 '영혼의 돌봄'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체육교육을 중시하였다.
그는 『국가(Politeia)』에서 인간의 교육을 영혼교육(Psychē Paideia)이라 했는데 그를 위해서는 신체 교육(Gymnastikē Paideia)과 미적 교육(Mousikē Paideia)이 필요(Resp. 412a)하고, 미적 교육을 토대로 육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미적 교육은 음악과 시를 포함한 예술 교육으로 가능하고 육체 교육은 오늘날의 체육교육과 동일하게 보았다. 즉 신체 교육과 미적 교육의 조화를 통하여 인간교육이 이루어지며, 어느 한 곳에 치중되어서는 안되며 두 개의 마음이 합치되어 인간의 덕(aretē)으로 화한다고 하였다. 이것이 플라톤이 주장한 이상적 인간상, 즉 선미인(Kalokagathos)에로의 길이었다(안용규, 1998).
인간 교육
(Paideia)
육체
sōma
신체 교육
(Gymnastikē Paideia)
체육 교육
조화→덕(aretē)스런 인간 (이상적 인간상: 善美人 Kalogathos)
영혼
Psychē
미적 교육
(Mousikē Paideia)
음악+시→예술 교육
몸과 영혼을 과거의 수많은 철학자들이 언급했던 것처럼 상호간의 경계를 지어 놓을 때 체육·스포츠란 몸을 개발하고 단련하며, 몸을 어느 정도 '만들어주는' 교육으로 보기 쉽다. 체육·스포츠의 용기구 또는 교육할 때의 체육교사나 코치, 감독들의 특이한 목소리와 고함 소리, 학교에서 다른 교과목과 체육과목의 상관성의 부재 등 이와 같은 현상은 너무나 분명하게도 하나의 특정한 인간관을 반영하고 있다. 사실 체육·스포츠의 테두리 안에서 볼 때, 한 때 인간은 살아 있는 기계에 불과한 것으로 취급되었다. 그래서 체육·스포츠에 새로운 모습을 부여하고 체육교육 자체의 바탕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 보는 노력이 과거뿐만 아니라 오늘날에도 더욱 절실하게 취급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 체육·스포츠가 몸만 단련하는 교육이 아니라 몸과 영혼, 인간의 전인을 상대하는 교육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몸을 단련하는 것은 인간의 전인격의 한 면을 개발한다는 뜻이다. 여가를 위한 시설과 공간 확보, 다른 학과목과의 관계, 여가의 선용, 체육 및 오락 기구, 단체 정신 등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전인적인 인격과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반영시켜야 한다.
플라톤의 '영혼의 돌봄'이란 말과 같이 한 측면만 강조하는 것은 '체육·스포츠'에서 육체의 교육에만 몰두하는 것과 같이 '영혼'에만 집착할 때, 결코 '인간'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이 영혼은 땅위에 기대고 설 다리가 없는 유령에 불과한 것이다. 기독교의 복음이 인간의 일용한 양식과 신체건강, 육체의 고통, 노동과 여가 등의 문제를 완전히 외면해 버린다면 그 복음은 허공을 떠도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육체적인 것과 영적인 것을 일상생활의 상식적인 차원에서 구별하고자 하는 습관이 과거의 신학과 윤리학에서 나타났으며, 몸과 영혼의 반위적(反位的) 관계의 도식에 너무나 많은 제약을 받아왔다. 그래서 육체적인 것은 항상 낮고 천하다고 보았다. 가령 '연애'와 '사랑'을 구별하여 연애는 몸을 갈망하고, 사랑은 영혼이나 정신을 대상으로 사모한다고 한다. 이러한 구별은 결국 동물에게는 결여된 인간의 도덕적·합리적 영혼과 동물과 공유하는 육체적인 것 사이에 싸움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영혼은 몸을 다스리고 채찍질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예로 든 일상 생활의 상식적인 구별이 몸과 영혼에 대한 철학적 견해와 어느 정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지 분명히 나타난다. 그러므로 몸과 영혼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은 비록 간접적이긴 하지만 매우 중요한 실천적인 의미가 있다 하겠다.
복잡 다난한 생활을 하고 있는 현대인들은 합리적인 영혼의 섬에 안주하려는 부르조아적 생활 방식에 정면으로 도전하였다. 특히 육체적인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야에서는 어디서나 거센 반항이 일어났다. 그리하여 일용할 양식의 문제, 일할 권리와 일을 통해 자기를 즐길 권리, 신체적인 복지 등의 문제가 등장하였다. 스포츠와 위생에 대한 관심, 의상의 유행과 화장품의 사용 등으로 인해서 이제 몸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인간의 몸은 다시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되었고, 기껏해야 영혼과는 다른 무엇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불식되었다. 매우 세련된 신체의 훈련과 몸의 긴장 해소책의 강구, 그리고 일반적으로 육체를 가다듬는 즐거움 등을 체험하는 것은 현대 예술에서 인간 육체의 위치가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되어지고 있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는 어느 곳에서나 육체적인 이야기들이 난무하고, 현대인은 고형적인 모습인 '몸 또는 육체'를 가다듬고, 이상성 또는 정신성이 포함된 '인체'를 가꾸는 것은 체육·스포츠 교육에서뿐만 아니라 인간생활의 가장 중요한 것이 되어 버렸다.
이제 몸을 영혼에서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해졌다. 육체적인 것을 숭배하기까지 극단적으로 흘렀던 운동에는 인간의 육체성을 애초부터 정신적인 존재인 인간과 분리해서 순전히 '야성적인 동물의 영역(Resp. 410d∼411a)'에 가두어 두려는 태도가 그 저변에 흐르고 있다.
마침내 정신 분석학이 등장해서 과거의 합리적인 사고의 핵심으로 생각되던 인간의 영혼에 몸과 직접 관계된 비합리적인 요인이 어느 정도 강하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영혼을 인간의 낮은 기능인 감정적인 충동으로 이해하려고 했고, 육체적인 것과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고 있음이 인정되었다. 또한 정신(오성, 의지, 보다 고차원의 감정 등)은 영혼의 기능 위에 두게 됨에 따라 과거의 영혼 개념이 '살아있는' 몸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잠입하게 되었으며, 현대의 체육·스포츠 현상에서 나타나는 정신력의 문제는 이미 육체와 영혼의 단계를 상위하는 중요 관점이다.
19세기초에 메느 드 비랑과 카루스가 인간의 정신생활에서 '몸이 중심'이라고 묘사했으며, 니체와 클라게스가 이를 열렬히 지지하게 된다. 무엇을 배우기 위해서든 인간의 사유는 몸에 관심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그 역할이 역전된 것임에 틀림이 없다. 니체가 "사유는 춤추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했듯이 바로 '몸에게로의 관심'이 현대철학에서 초점과제가 되었다. 과거 철학사상의 노선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보다는 몸과 정신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고한 현대 철학자들 가운데 쉘러, 마르셀, 샤르트르, 메를로 퐁티 등이 이 문제를 특별히 다루었으며, 이들 사상의 공통점은 몸과 영혼이 '미완성의 존재'이며, '과정중인 존재'인 인간의 측면이라고 보는 점이다. 인간을 주변 세계와 전체적인 삶의 관계에서 보는 방식이 이 문제를 접근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인간이 윤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종교적으로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서 인간을 육체적인 존재로 또는 심적인 존재로 그리고 정신으로 묘사하는 것이 결정되는 것이다.
체육·스포츠 그리고 무용 현상의 연구에서 이들의 관점인 인간의 지각(관찰)을 통하여 묘사되기도 한다. 그러나 관찰은 인간의 감각작용과 신체기관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문제를 연구하게 될 때 철학적 문제인 정신과 몸의 관계, 주체(정신적·육체적 관찰자)와 대상(현상계)의 관계가 문제시된다. 이 경우에 동물의 몸과 인간의 몸을 그저 동일한 것으로 보아도 될까? 영혼은 몸에 부수적으로 붙어 있고 생물학적 방법의 범위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생물학자의 시선에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영혼이란, 정신이란, 생물학적인 육체의 범위 내에서 추적 가능한 것일까? 등의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은 체육·스포츠의 세계에서 발생되는 신체능력 이상의 행동표출이나 신체능력 이상의 경기력은 이러한 의문과 같이 맞물릴 수 있다. 미래에는 이러한 인체의 영혼성, 정신성에 관한 연구가 많은 의문점과 함께 논의 주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Ⅳ. 결어
인격체로서의 총체적인 인간관이라던가 전체적인 사람이라는 뜻은 육체와 영혼의 연합이라고 보거나, 육체적인 것이 정신적인 것을 결정한다거나, 혹은 영혼이 몸보다 우위에 있다든가 하는 식의 객관적 관점에서는 나타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정신은 몸, 영혼 위에 또 하나 얹혀져 있는 새로운 층이 아니라 전혀 다른 관점에서, 즉 문화를 창조하고, 다른 사람들과 사회를 이루어 윤리적인 관계를 가지며, 나아가서는 초월적인 존재를 체험하면서 자기를 인식하고 자기를 완성하고 자기의 위치를 발견하며 태도를 설정하고 가치 판단을 내리는 주체로 보았을 때의 인간의 그 무엇이다.
따라서 체육·스포츠 현장과 그 현장의 연구에서 나타나는 정신과 몸의 관계, 즉 정신적·육체적 관찰자와 대상의 관계는 끝없는 연구의 대상이다. 우리가 스포츠 현장에서 종종 볼 수 있듯이 체육·스포츠 활동이 육체라는 인간의 한계성 내에서 나타나는 행동발현에 안주하기보다는 육체적 한계를 벗어난 정신세계로의 연구 필요성은 대단히 소중한 문제이다.
플라톤이 언급한 그 무엇을 위한 '상승에로의 욕구', 즉 체육·스포츠 활동에서 나타나는 정신세계의 탐구가 우리의 존재 가치라고 생각하고, 그 무엇을 찾아내야 한다.
플라톤이 바르게(正) 사는 것을, 아리스토텔레스가 선한 삶을, 플로티누스가 일자를, 헤겔이 절대정신을 최대의 행복으로 생각했듯이 인간은 그냥 사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잘 살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육체도, 아름다운 영혼의 교육도 필요하다. 우리는 체육·스포츠를 통해 육체도, 정신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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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er, 이봉주 역 (1973). 데카르트전. 서울: 삼성문화재단.
Distinction among Soul, Mind and Spirit in Sport
Yongkyu Ahn
(KNUPE)
In general, we are sometimes confused in making distiction among such terms as Soul, Mind, and Spirit in philosophic connotations. Furthermore, some philosophers say that it would be of no value to distinguish their meanings one another.
In my opinion, it would be rather reasonable and advisable to clarify their definitions for the purpose of applying them to philosophic or psychological discipline. The following are the definitions:
Soul can be used as a general concept with relation to a Body. Body is the flesh or material substance - limited, partitive, and material - as opposed to the spirit which can be defined as the thinking, motivating, feeling part - unlimited, unified, and immaterial one of man. In this, Psych Parderia belongs to Platonic philosophy, which can be quoted for Soul education in modern language translation.
Mind which is consciousness as an element in reality can be expressed only for cause and effect deriving from Soul and Body. In this, two way readings with Jeongsin or Maum ca be possibly permitted in a context. We can find an example of bi-contextual translations in John Locke's famous proposition that we should develop Body and Mind simulataneously saying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Locke says that our mental world is composed of Body and Soul. The former has physical property and the latter has opposition to it by nature. In his viewpoint, it can be possibly said that the conceptulaization of Body, Soul, and Mind is considered to be interrelated.
Spirit corresponding to Jeongsin in Korean is a concept different from Korean Eukche (body in English). It has power beyond physical limitation, which is interpreted as concentration in sports.
In the above instances, it can be proposed that Mind is considered in the physical world making a provoking contrast to spirit which is not in a Body. In Catholic, Holy Spirit can be read as Holy Soul which is basically housed in the mind, not in the body.
In short, the pursuit of development of Spirit itself would be valued highly in sports with the consideration of Dionisos' religious and philosophic thinking that Body is a dirty and invaluable matter.
In other words, indomitable endurance in Spirit with power or its concectration will be worth of being weighed as a fundamental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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