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2015년 3월 18일부터 19일까지 대전시립무용단 단원들의 무대가 올랐다. ‘젊은 춤꾼들의 무대’라는 이름 아래 올해 두 번째 기획된 공연은 무엇보다 대전 지역의 젊은 춤꾼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춤의 장(場)이었다. 육혜수는 이번 ‘젊은 춤꾼들의 무대’에 작년 <아, 흔들리다>에 연이어 출연했다. 이번 안무작 <흰 꽃신>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그녀의 두 번째 이야기다. 안무자 육혜수는 상처와 눈물, 이별의 연속 그리고 끝나지 않는 기다림을 1인무 형식으로 풀어냈다. 무대 정중앙에 커다랗게 피어 있는 빨간 꽃. 하얀 치마저고리를 입고 등장한 주인공(육혜수)은 독백의 몸짓으로 허공을 움켜잡기도 하고 불분명한 형체를 안기도 한다. 꽃은 골격이 되어 있고 그녀는 거기에 수용되듯 무너진다. 방황의 정신적 갈증을 풀듯 거기에 누워 움직인다. 마치 풀처럼 서늘하게 누워 팔과 다리를 천천히 움직인다. 그녀는 살아 있다. 그러나 지쳐 있다. 끝도 없이 지속되는 삶을 끌어안듯이 움직인다. 이후 울리는 현의 소리와 절규. 다시 무대는 숙연해지고 그녀는 손으로 바닥을 토닥거리듯 두드린다. 육혜수의 매력은 세심한 움직임에 있다. 커다란 꽃이 나비를 흡수하듯 그녀는 나비가 되어 때를 놓치지 않고 절묘한 호흡으로 움직인다. 무대 저편에서 태평소 소리가 들려오고 내리쬐는 여러 갈래의 조명이 빛의 무지개가 되어 비친다. 음악이 멈추자 사뿐히 내딛는 발걸음 하나하나에 소녀가 보인다. 나지막이 들려오는 아코디언은 어린 날을 부르는 가락이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하는 가사가 들려오고 펼치는 움직임은 즐겁고 흥겨운 날의 어린아이가 되어 뛰논다. 꽃신을 들고 놀다가 꽃신을 머리 위에 인다. 이 모습은 마치 물을 건너가는 소녀의 모습이며 신을 떨어뜨릴까 긴장하는 어린 날 우리의 초상으로 즐겁고 정겹다. 소녀는 다시 꽃신을 중앙에 내려놓고 무릎 끊고 엎드린다. 빛이 들어오고 그 빛 속에 눕는다. 춤꾼은 아련함을 씻고 다시 사랑을 기다리는 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창무예술원이 주최한 제20회 무용예술상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바 있는 육혜수는 대전시립무용단 수석단원으로서의 기량을 발휘하며 열정적인 1인무의 무대를 선보였다. 2015년 ‘젊은 춤꾼들의 무대’에 오른 3인의 안무자들은 창작 작업에 주로 참여하는 춤꾼들로 독창적이고 다양한 춤사위를 선보였다. 앞으로도 이들의 적극적인 행보가 지속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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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혜수(흰꽃신)사진김종석(5)용량적음.jpg [101 KB] 다운받기](http://dancetheory.pe.kr/spboard/img/type/jpg.gif){kind=small}
육혜수(흰꽃신)사진김종석(5)용량적음.jpg (101 KB)사진김종석(5)용량적음.jpg', 'view_i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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