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검색
684 828 통계카운터 보기   관리자 접속 --+
Name   이찬주
Subject   -평론 공연과리뷰 최성옥 방랑의 노래
File  
공연과리뷰2015(2).jpg [519 KB] 다운받기 공연과리뷰2015(2).jpg (519 KB) - Download : 17
<카르미나 부라나―방랑의 노래>
이찬주
이찬주춤자료관대표/춤평론

최성옥 메타댄스 프로젝트가 2015년 ‘스프링 페스티벌(Spring festival)’ 개막작으로 4월 10일부터 11일까지<카르미나 부라나-방랑의 노래>를 대전예술의전당에 올렸다. 무엇보다 대전예술의 전당에서 2004년부터 공모로 제작되었던 체제에서 기획제작으로 바꾼 뒤 오른 대형 무용작품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 작품은 칼 오르프의 칸타타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1943)를 현대무용화한 것으로, 공연 시간만도 75분의 대작이다. 프롤로그에서는 ‘운명’을 표현하며 1막 ‘봄의 노래’, 2막 ‘술집에서의 전경’, 3막 ‘사랑이야기’로 이어졌다가, 에필로그에서 다시 ‘운명’의 주제로 돌아온다.
이 작품의 안무자 최성옥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우리는 정신적인 의미에서 순례자이거나 이방인이며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 헤매는 방랑자인지도 모른다.”라고 작품의 의미를 밝히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신화의 인물들이 바로 그 의미를 구체화하고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카르미나 부라나> 제1곡(오, 운명의 여신이여), 제2곡(운명의 타격)을 사용하여 모든 것이 운명에 지배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운명 앞에서 우리는 한낱 작은 존재일 뿐이지만, 필사적으로 저항의 몸짓을 보인다. 빨간 짧은 원피스를 입은 방랑자(정진아)는 검정 트렁크를 끌고 나타나 인생의 길을 향해 여행을 떠난다.
1막에는 오이디푸스 어머니인 가혹한 운명의 왕비가 등장한다. 이오카스테(곽영은) 왕비는 커다란 검정 트렁크를 끌고 들어와 무대 중앙에 서서 트렁크를 마구 돌린다. 자기 남편을 죽이고 자신과 동침한 이가 바로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는 처참한 진실을 알게 된 왕비는 운명을 저주하고, 침대를 저주한다. 운명의 한탄은 장중한 음악과 춤꾼들의 격렬한 질주로 담아낸다.
2막에서 ‘지난날 내가 살던 호수(제12곡)’를 노래하는 고니는 사랑의 법칙을 알려주는 알페이소스(강윤찬)로 코믹하게 온몸을 꼬아가며 자신을 아름다운 고니라고 소개한다. 그의 익살스럽고 풍자적인 몸짓은 특히 객석의 눈길과 흥미를 사로잡았다. 춤꾼들은 술을 예찬하는 보헤미안인들이 되고 남성 합창곡은 선술집의 분위기로 무대를 더욱 흥겹게 몰아간다.
3막에서는 중앙에 모인 의자가 원형이 되고 그 원형은 길이 되어 마치 인생길을 표현한 것 같다. 방랑자(정진아)는 길 위에서 걷고 뛰기를 되풀이한다. 한 남자는 다른 남자를 넘어서고 그를 뒤쫓는 이는 그의 발목을 잡아당기며 넘어뜨리려 한다.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듯이 무대 위 방랑자들 손에 쥐어진 저항의 의지인 트렁크는 점차 커져간다. 방랑자(정진아)와 트렁크는 이 작품을 시작부터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는 매개체로서 등장한다.
이후 큐피트(정수민)는 욕망의 몸짓을, 오르페우스(김기형)는 불멸의 사랑을, 칼립소의 슬픈사랑인 오디세우스(김선주)는 강렬한 붉은 색감으로, 페르세우스(김용훈)는 남성미등으로 펼쳐갔다.
무대에는 널찍한 직사각형이 세 개 있어서 서서히 회전하면서 위치를 바꾼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조금이 회전하여 <방랑의 노래>의 작품 전체가 끝나면 한 바퀴를 다 돌아 마치 운명의 수레바퀴를 보는듯하다. 직사각형은 각 내용에 따라 보라색, 하늘색, 빨간색, 연두색, 주황색, 초록색으로 다채롭게 변화한다.
철제의 긴 의자는 해체와 조합을 반복하면서 술집의 탁자로, 고니의 물가로, 인생의 길로 변모한다. 강렬한 원색의 의상은 각 신화의 주역을 두드러지게 하였다. 너풀거리는 디테일이 가미된 디자인보다 전체적인 단순함에서도 검정 의상에 하얀 네모를 붙이거나 노란 의상은 세모로 도려내는 등의 기하학적 모양을 넣었다. 고르디우스 ‘매듭’의 예언자가 입은 길고 커다란 망토는 안감(보라)과 겉감(빨강)의 색깔을 달리해 의상으로서의 효과를 활용했다. 게다가 일반 망토보다 서너 배쯤 긴 길이는 시각적으로도 예언자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효과를 주었다.
15명의 춤꾼들은 때론 한 신화의 주역으로서 때론 다른 신화의 조역으로서 그 역할을 유연하게 수행해나갔다. 즉흥 속에서 묻어난 우연의 움직임은 춤의 자유로움을 이끌어내었다.
<카르미나 부라나―방랑의 노래>는 소재를 신화에서 빌려와 운명의 주제를 녹여낸 작품이다. 그러나 방랑자가 끊임없이 커져가는 트렁크를 끌고 가는 모습은 비극적인 운명의 장난에 끝까지 저항하는 인간의 모습을 깊이 있게 다루었다고 할 수 있다. 칼 오르프의 음악과 그리스 신화로 빚어낸 춤의 몸짓은 질료와 형상의 결합적 균형점을 이뤄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크기의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게시물을 이메일로 보내기 프린트출력을 위한 화면보기
DATE: 2015.09.19 - 14:50

 이전글 -평론  이찬주 풍물놀이 박은하
 다음글 그들은 어떻게 외국에 진출했을까? (10)부토무용단 다이라쿠다칸의 양종예
글남기기삭제하기수정하기답변달기전체 목록 보기

509Simple view승무와 장고춤12016.01.13 694
508Simple view청학 김란의 춤22016.01.13 591
507Simple view청학 김란의춤12016.01.13 672
506Simple view 메타 댄스 프로젝트-다변적 움직임과의 만남2015.11.19 836
505Simple view평론-이찬주  바람의 길!2015.11.19 878
504Simple view이찬주 한국지역 공공무용단의 미래찾기 -기본에서 발견하는미래-2015.11.19 663
503Simple view-평론 이찬주 청주시립무용단 제32회정기공연 -청청춤춤2015.11.05 665
502Simple view- 평론 이찬주 Street Fighter2015.10.17 615
501Simple view-평론 이찬주   틀, 고개숙인사람들2015.10.17 686
500Simple view춤과사람들 2015년 10월호 이찬주 파리오페라발레단 박세은22015.10.17 865
499Simple view춤과사람들 2015년 10월호 이찬주-파리오페라발레단 박세은12015.10.17 727
498Simple view 공연과리뷰 2015년 가을호 지천명(知天命)에 당당하게 무대에 오르다 2015.10.05 785
497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전국대학무용경연대회―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 있는 것2015.10.05 672
496Simple view-평론 이찬주 아이스발레 백조의호수2015.09.19 1411
495Simple view-평론 이찬주 이매방:사제간 펼치는 춤의 진수윤회苦 벗은 해탈의 몸짓2015.09.19 831
494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지역의 토대를 드러낼 수 있는 기록물2015.09.19 720
493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한국 전통춤의 명인 이매방2015.09.19 943
492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새로운 무형문화재 제도2015.09.19 794
491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소극장의 존재성2015.09.19 699
490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춤전용 소극장이 필요하다.2015.09.19 738
489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대전시립무용단 30주년(3)2015.09.19 664
488Simple view신문칼럼 이찬주 대전시립무용단 30주년(2)2015.09.19 668
487Simple view신문 칼럼 이찬주 -대전시립무용단 30주년을 맞이하며 (1) 2015.09.19 701
486Simple view-평론  이찬주 풍물놀이 박은하2015.09.19 1375
485현재 읽고 있는 글입니다.-평론 공연과리뷰 최성옥 방랑의 노래2015.09.19 1131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이전 1  2  3  4  5  6  7  8  9  10 다음끝페이지
글남기기 새로고침
이름을 검색항목에 추가/제거제목을 검색항목에 추가/제거내용을 검색항목에 추가/제거 메인화면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