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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이찬주
Subject   신문칼럼 이찬주 소극장의 존재성
소극장의 존재성
이 찬 주/ 이찬주춤자료관 대표․춤평론가
[우리춤의 현장과 주변 88~92]

춤은 안무만 가지고는 제대로 알 수 없다. 공연화되어야 비로소 확인할 수 있다. 춤을 보여주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미술 작품을 전시하려면 공간이 필요한 것과 같다. 야외 전시장, 야외 공연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실내 공간, 즉 극장이 필수적이다.
대극장은 무대 규모도 크고 객석수도 많다. 대작을 올리는 만큼 제작비도 많이 소요되고 티켓 가격도 높아진다. 소극장에서는 춤 창작자(예술가)가 대극장에 비해 적은 예산으로 창작 공연을 펼칠 수 있다. 관객은 대극장에서보다 저가의 티켓을 구입할 수가 있다.
해마다 <지젤>이나 <백조의 호수> 같은 대규모 작품이 대극장에서 공연되는가 하면 소극장에서는 독립 춤꾼들의 소규모 창작 작품이 오르고 있다.
하나의 공연을 올리자면 극장 대여에서부터 연습실 확보, 무대 세트, 의상, 음악, 조명, 홍보물 등 적지 않은 제작비가 소요된다. 대극장에서 공연한다면 더더욱 많은 제작비가 소요될 것이며 그에 따른 제작비 환수율에 대한 기대치가 클 것이다. 반면 소극장 경우 적은 규모에서 공연을 올리는 것이므로 제작비 지출과 환수율 면에서는 대극장보다 부담이 적다.
대극장에서는 관객들이 무대와 좀 떨어진 객석에 앉아 공연을 관람한다. 또 비싸더라도 로열석을 구입하는 이유가 분명 있을 것이다. 반면 소극장에서는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춤꾼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을 다시금 머릿속에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대전의 소극장 고도에서 우연히 춤을 본 한 관객은 흘러내리는 땀방울과 숨 가쁜 호흡을 경험하고 춤의 놀라운 멋을 느꼈다고 했다.
무엇보다 소극장 공연은 춤 창작자가 실험적인 작품들을 올리는 데 성패와 관계없이 도전 정신을 이끌어내기 쉽다. 2013년 대전문화재단 차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되었던 곽영은은 현재는 사라진 충남대학교 앞 대학로 소극장에서 자신의 데뷔작 「상실의 시대」를 올렸다. 그때 무대 위에서 할 수 있는 온갖 행위들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잉글랜드예술위원회의 보고서 「모두를 위한 위대한 예술의 성취」(2010년)에 나오는 예술가와 예술단체의 ‘실패할 권리(the right to fail)’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쩌면 소극장은 비상을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무대가 아닐까 싶다.
대전일보 2015년 7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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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9.19 -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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