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무용단 권령은과 정세영2
공연과 리뷰 146~149 2017 가을 98호
흰색의 레오타드와 검은색 반바지, 말하자면 무용복 차림으로 콩쿠르에 입상하기 위해(군대 면제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도 자신의 심경을 관객들에게 이야기한다. 앙바(en bas·아래로), 앙아방(en avant·앞으로), 아쌍블레(assemble·공중에서 다리를 곧게 모으는 것) 등을 발음하며 시연해 보이기도 한다. 모두 발레 동작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한 방’이라며 최고의 테크닉 또한 시연한다. 그 ‘한 방’은 자신을 ‘군대에서 빼줄’ 콩쿠르 1위 입상을 위한 고난도 테크닉이다. 일명 아우야, 미사일, 핵폭탄, 스콜피온이라는 별칭을 가졌으며 도약과 몸 회전, 공중에서 회전하여 착지하는 동작 등을 포함한 난이도 높은 동작들이었다. 그는 괴로워하지만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여기에 거식증 이야기가 추가된다. 검은색 민소매와 검은색 바지 차림의 여성 무용수(김선주)가 등장한다. 몸이 춤을 표현하는 도구이니만큼 몸 관리는 실력만큼 중요한 것이다. 그녀는 말하기를 “무용 연습 마치고 맥주 5,000cc 마시는 걸 좋아하는데 살이 찐다.”고. 그래서 “맥주 마셔도 살이 찌지 않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나는 안남근이다.” 하는 내용을 경어체를 써서 말하고는 의자에 앉아 쉬지 않고 구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 주위에서 안남근은 춤 동작을 보여준다. ‘같은 목적,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
안남근과 김도완(그는 앞서 이미 안남근과 앙상블을 이룬다)이 그녀를 가운데 두고 몸을 움직인다. 안남근이 펼치는 동작과 같은 선상에서 이 둘은 남녀 간의 듀엣은 아니지만 마치 한 남성과 그림자처럼 몸을 밀착해서 같은 동작을 동시에 행한다. 춤을 훈련하는 안남근과 군대의 제식훈련을 하는 김도완, 그들이 손을 뻗치거나 다리를 올리거나 바닥에서 구르는 동작을 똑같이 행한다. ‘훈련(Discipline)’의 모습이다. 기교와 호흡은 같지만 의미는 다르다. ‘같은 동작, 다른 목적’으로 보인다.
막바지에 이르러 네 명의 등장인물이 모두 무대에 선다. 포스터에서도 나왔고 앞서 첫 장면에도 등장한 수박이 무대 앞쪽에 놓여 있다. 열을 이룬 네 사람은 수박을 서로 번갈아 들며 무대를 돈다. 마치 수박이 ‘영광(glory)’인 양 귀중하게 다룬다. 노래도 부른다. ‘You are my sunshine, my only sunshine You make me happy when skies are gray …… please don't take my sunshine away…….’(팝송 「You are my sunshine」)을 부르며 유쾌하게 막을 내렸다. 안무가 권령은은 국가가 정한 법의 제도 안에서 인간의 몸을 통한 두 가지 훈련의 심리적 교차를 감각적으로 투영시켰다. 지난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군대 가면 ‘나라를 지키는 영광에 산다’고들 하지 않나. 그걸 패러디했다. 콩쿠르에 입상해 나라 지키는 영광을 면제받는 영광을 갖게 됐다는 의미다.”라고 말한 바 있다.
두 번째 무대는 정세영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였다. 이 작품은 댄스 엘라지 서울 경연에서 1등상을 차지한 작품이다. 정세영은 프랑스 몽펠리에 국립안무센터에서 안무를 공부하기 이전에 대학에서 연극과 무대미술을 공부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안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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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21.12.06 - 1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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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권령은과 정세영3
국립현대무용단 권령은과 정세영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