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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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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국립현대무용단 권령은과 정세영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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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권령은과 정세영3
공연과 리뷰 146~149 2017 가을 98호
이 작품은 그가 2013년 처음으로 선보였으며 같은 제목 아래 부제를 달리하며 만들어오고 있는 연작 중 한 편이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는 ‘기계장치를 타고 내려온 신(God from the machine)’이라는 뜻으로, 신적 존재를 등장시킴으로써 극적 갈등을 갑작스럽게 해결하는 고전적, 통속적인 연출 방법을 가리킨다고 한다. “이번 작업의 부제는 ‘Leap, Hop, Jump, Landing’이다. ‘어떻게 올라갈 것인가’와 더불어 ‘어떻게 내려올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 더해졌다”고 프로그램의 안무노트에 밝혀져 있다. 작품은 부제 순으로 진행되었다.
맨 처음 무대에 등장한 안무가 정세영이 데우스 엑스 마키나라는 말의 뜻을 소개한다. 이어 영화 『캡틴 블러드(Captain Blood)』(1935)의 음악(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작곡)으로 시작된 ‘리프’에서는 한 남성(서재영)이 커피포트 앞에 무릎을 꿇고 물이 끓어오르기를 기다린다. 그러고는 노랑 풍선을 들고 다시 등장했다가 줄을 가위로 싹둑 자른다. 그는 무대 천장으로 높이 올라가는 풍선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Do the Evolution」(진화하라, 2005)이 들려온다. ‘홉’은 두 번째 남성(이신실)이 날개가 각각 주황색과 하늘색인 대형 선풍기 두 대를 들고 등장한다. 선풍기를 켠 채로 눕혀놓자, 소리가 껄끄럽다. ‘점프’에서는 정세영이 무대 천장에서 내려온 조명기가 달린 바(bar)를 잡고 천장 가까이로 높이 올라간다. 최대한 버티다가 다시 내려온다. 이때 그의 행위와 맞물려 「Rescue me」(나를 구해줘, 1965)가 울려 퍼진다. 마지막 ‘랜딩’에서는 ‘홉’에서 등장한 남성이 무용실에서 사용하는 바를 가지고 나와서는 바를 한쪽 어깨로 힘껏 높이 들어올린다. 이어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가 작곡한 「The Sea Hawk」(바다의 매)가 웅장하게 흘러나오고 드라이아이스가 뭉게뭉게 퍼져 남성과 바를 감싼다. 이때 아이스크림 냉장고가 조명을 밝히면서 무대를 지나갔고 그것과 맞물려 녹음된 박수 소리가 갑작스럽게 터져 나온다. 객석에서는 웃음소리가 끓어오른다. 어리둥절하면서도 즐거운 반전이었다.
춤 없는 춤, 또는 비무용(non-dance)을 행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도무지 춤을 출 것 같지 않아 보이는 춤꾼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고 그들은 그렇게 행했다. 그 누구도 스텝에 맞추어 움직이는 행위 없이 소품들과 장치만으로 그들은 몸을 움직였다. 안무가 정세영은 극장에서 어떤 원리로 이야기가 생성되고 만들어지고 관객들이 어떻게 이야기를 듣고 상상하게 되는지 표현했다고 말한다. 그의 이러한 행위는 일종의 실험적 발상에서 공간적 특성을 전반적으로 수용했지만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더 구체적으로 형상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랜딩’은 춤이 없이도 비교적 좋았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이번 픽업프로젝트에서 댄스 엘라지에서 수상한 실험적 작품을 묶어 선보였다. 좋은 안무자들을 선별하고 홍보프로그램의 활발한 개발의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픽업스테이지는 출발이 좋다. 예술감독 안성수의 의지가 반영된 프로그램인 듯하다. 그를 보는 기준점이 높아 어려운 점이 있겠지만 주시하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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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21.12.06 - 16: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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