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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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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2018 5월호 몸 - 무본 전승과 창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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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5월호 몸 무본 전승과 창조
기획력이 빛나는 다양한 춤을 만나다
이 찬 주
이찬주춤자료관대표/춤평론가
국립민속국악원무용단이 2018년 정기공연으로 『무본(舞本 Ⅲ)―전승과 창조』를 무대에 올렸다(4월 27일). 이번 공연에서는 특히 여러 명무로부터 지도를 받았는데 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 학연화대합설무 예능보유자 이흥구 명무로부터 『몽금척(夢金尺)』을, 최선(전라북도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예능보유자) 명무로부터, 『동초수건춤』을, 그리고 이성훈(부산광역시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 예능보유자) 명무로부터 『동래학춤』을 지도받아 의미가 크다. 장승헌(전문무용수지원센터 상임이사)이 해설을 맡았다.
『몽금척무』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에 꿈에 신인(神人)으로부터 금척을 받았다는 ‘몽금척(夢金尺)’ 설화를 상징화한 것이며 「수령지곡(壽寧之曲)」에 맞춰 춤을 춘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인사하고 노래하면서 양팔을 들어 양손을 하늘로 펼친 뒤, 다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가 양팔을 펼친다. 그리고 원을 크게 만들어 돌면서 세 차례 오른팔과 왼팔을 번갈아 들고, 다시 양팔을 펼치며 악절에 맞추어 구호를 외치면, 모든 춤꾼들이 양팔을 펼치며 어르다가, 두 손을 모아 뒤로 물러나면서 마무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인인장(引人仗), 정절(旌節) 용선(龍扇)과 봉선(鳳扇), 작선(雀扇)과 미선(尾扇), 개(蓋)의 의물 든 이들이 춤꾼들을 둘러싸고 국립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이 무대 후면 상단에 자리를 마련하면서 장대한 위엄을 더했다.
두 번째 춤인 『승무』는 인간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담고 있으며 대중들에게 비교적 널리 알려진 춤이다. 그런데 같은 춤이라도 저마다의 체형이 다르듯 표현하는 방식도 미세하게 다르다. 복미경 안무자가 표현한 『승무』에서는 몸의 긴 선을 따라서 크고 깨끗하게 펼치는 모습이 드러났다. 장삼의 선이 긴 수평선과 일직선의 길고 짧은 선의 조화를 바탕으로 하여 복미경은 기교 있게 장삼을 크게 뿌렸다 작게 뿌렸다 공간을 향해 휘날리며 추었다. 법고 가락을 잡고 북을 두드리는 손길에서는 묵직한 깊이의 에너지가 발산되는 듯했다. 춤사위에 깃든 멋은 아름다웠다.
이번 공연의 관심 대상은 『동초 수건춤』과 『동래학춤』이다. 『동초 수건춤』은 작은 수건을 들고 고운 옥색(2인)과 홍색(1인) 치마를 입고 등장한 춤꾼(안명주·박수영·김문영)이 추었다. 굿거리장단과 구음에 맞추어 우아하게 두 손을 힘 있고 크게 펼쳐서 모았다가 추기도하고 사선으로 서서 버선코를 내밀었다 살짝 드는 발놀음에 경쾌함을 녹여내기도 한다. 이와 달리 『동래학춤』은 아홉 명의 춤꾼이 앞으로 크게 발을 들어 날렵히 날아오르며 등장한다. 빠르게 전진한 후 날개를 모아 고개를 숙이고 몸을 모으며 몸을 회전시킬 때마다 우아한 맛을 더했다. 춤꾼들이 검정 갓에 도포를 입고 학으로 분신하여 몸짓을 힘껏 발휘한 학춤은 환상적이었다.
『요즘 강강』은 전라남도 해안에서 시작된 강강술래를 과거에서 현재로 이동해 만나본 춤으로 복미경이 안무하고 현대무용가 장은정이 협력 안무로 참여한 작품이다. 제목에서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지는데 전통음악과 EDM 음악이 어우러진 디제잉(DJ TAMA)까지 무대에 등장한다. 국립민속국악원무용단의 춤꾼들은 춤이 시작되자, 뛰고 돌고 쉬지 않고 움직이다가 검은 의상을 입은 한 여성이 등장하자 고요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털썩 주저앉을 듯한 동작은 이상을 펼치지 못하는 중압감과 답답함을 담고 있는 듯했다. 12명의 춤꾼들은 힘겨운 세월을 견뎌낸 심정을 보름달을 배경으로 강강술래로 펼쳐 보였다. 이 작품은 자연스럽고 스스럼없게 어우러지는 움직임으로 강강술래를 담아냈다. 결국 언젠가 우리도 과거로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펼쳐 보인 실험성에 무게를 두고 싶다.
복미경은 2014년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 안무자로 취임한 이래로 5년 동안 무용단을 이끌어왔다. 그동안 전북 지역의 배경을 둔 정재 『수보록』(2017)과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춘향을 따라 걷다』(2014), 『심청이 울었다』(2015), 『토끼야, 너 어디 가니?』(2016)의 기획과 안무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무용단 발전의 든든한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통춤 관객 확보에도 앞장서 온 그녀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하게 될지 기대하는 한편 국립민속국악원무용단의 새로운 면모 또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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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19.03.01 - 16: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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