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학점 예체능학부 무용학과 교수 이 찬 주
남성 춤꾼의 새로운 지평을 연 낭만발레의 안무자 부르농빌
춤과사람들 2004년 9월호 칼럼-춤-all that dance p324
훌륭한 춤꾼을 위한 발레기법중 부르농빌 (Bournonville-Method), 체케티(Cecchetti-method), 바가노바 (Vaganova- Method), R.A.D.(The Royal Academy of Dance-Method) 는 세계에서 가장 손꼽는 4대 발레기법이다. 각국의 수많은 발레단과 발레 학교에서 행해지고 있는 기법중 하나인 부르농빌 기법 (Bournonville-Method)의 주인공이 바로 오귀스트 부르농빌(Auguste Bournonville,1805-1879)이다.
그는 덴마크 왕립발레단을 훌륭히 이끌어낸 주인공으로 특히 남성을 위한 테크닉으로 당대는 물론 지금까지도 그 전설의 명성은 이어지고 있다.
오귀스트 부르농빌, 이름의 스타일에서도 묻어나듯 그는 프랑스인- 앙트완 부르농빌(Antoine Bournonville)을 아버지로 두었다. 그의 부친은 프랑스에서 노베르와 함께 공부했었지만 덴마크로 이주해 왔다.
이곳에서 그의 아버지 앙트완 부르농빌은 스웨덴의 로비사 썬버그(Lovisa sundberg)인 여인을 만나 1805년 8월 21일 오귀스트 부르농빌은 태어난다.
오귀스트 부르농빌은 그의 아버지 밑에서 춤을 배우며 자랐으며 이러한 그의 열정과 재능은 당시의 덴마크 왕립발레마스터 였던 갈레오티(Galeotti)의 눈에 띄어 그는 불과 8세에 갈레오티의 발레<라게르타Lagertha>에 첫 데뷔를 하게 된다. 그는 노래와 춤을 배웠으며 연기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가 12세때 <솔로몬의 재판Judgment of solomon>에서 아도니아로 출연했던 모습은 크리스텐센이 그린 초상화로 그것은 덴마크 왕립극장과 발레 포와에에 지금도 걸려있다. 1816년 갈레오티가 죽은 후 그의 아버지는 발레 마스터의 직위를 이어 받는다. 왕립발레 마스터를 역임하고 있는 그의 아버지의 서재에 있는 볼테르, 루소, 몰리에르등 수많은 책들 속에서 부르농빌은 세계에 대한 개인적 자유열망의 꿈을 꾸었다. 또한 어머니의 스칸디비아의 풍습의 신중함과 중산층의 덕목은 그로 하여금 부드러움과 평화로움을 지니게 했으며, 그의 아버지의 예술에 대한 사랑과 노력에 값진 가치관을 두는 교육의 영향은 그의 자양분이 되었다.
앙트완 부르농빌은 그의 아들인 부르농빌이 풍부한 예술가적 체험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랬기에 그것에 대한 커다란 성과로 1820년에 아들 오귀스트 부르농빌을 6개월간 파리로 데려 갈수 있는 스칼라쉽을 얻어내는데 성공하였다. 파리에서 남성들의 춤을 예찬되게 했던 당대 최고 춤꾼 오귀스트 베스트리스(Vestris)에게 배움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고 그의 피루엣, 바트리(공중에서 신속히 다리를 부딪치는 동작)그리고 도약은 그에게 그야말로 환상은 물론 깊은 영향을 주었다. 후일에 부르농빌이 베스트리스를 기리기 위해 만든 <콘써바토리 Konservatoriet1849〉에서 공중도약을 훌륭하게 해내는 유능한 춤꾼을 강조하며 춤의 연습을 보여주는 유일한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전해진다.
그 후 코펜하겐에 돌아왔지만 그의 테크닉은 파리의 수준을 따라가기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덴마크에 춤을 새롭게 해야겠다는 굳은 의지를 지니고 부르농빌은 1824년 결국 19세의 나이에 현재의 지위를 유보한 채 파리에 공부를 계속 하러 떠난다.
파리에서 연습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중병을 앓기도 했으나 그의 발레에 대한 열정에 1826년 그의 스승, 베스트리스는 파리오페라의 예술 감독들 앞에서 시험을 치룰 수 있도록 주선한다. 엄청나게 지독하고 엄격한 시험 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절묘한 춤은 그들로 하여금 파리오페라와의 계약을 원하게끔 만들었다. 그는 그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준 코펜하겐의 덴마크왕립발레단으로 돌아가는 의무의 계약을 파기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지만 파리에 남기로 결정한다. 이것은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그의 자서전 『My Theater Life』에서도 회고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파리, 런던에서의 눈부신 대성공은 그로 하여금 1829년 드디어 그가 원하던 코펜하겐으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1829년 <각하의 충성>을 가지고 9월1일 덴마크에서 첫선을 보였고 그의 승리는 완벽했다. 코펜하겐의 대중들은 그와 같은 가벼움과 정확성 그리고 전격적인 엘리바시옹(elevation날아오름)을 전에는 결코 본적이 없었다. 9월29일 <몽유병자>를 제작했고 그 자신의 판토마임 스타일의 <병사와 농부>를 내놓았다. 1829년에는 『무용애호가를 위한 새해선물』이란 조그마한 책자를 출판했는데 이 책은 후대에 수많은 춤꾼들이 인용할 정도로 좋은 책이었다.
1830년 4월부터 <폴과 비르지니>를 시작으로 1831년 <빅토르의 결혼식> 이어 대규모의 <파우스트>, 1835년에는 그의 덴마크를 기리는 영웅적 발레 판토마임 〈발데마르 왕 Valdemar1920〉는 레퍼토리로 남아 지금껏 수백 번도 넘게 공연되고 있다.
그 후 가장 매혹적인 낭만발레 부르농빌의〈라 실피드 La Sylphide〉는 1836년11월 28일 덴마크에서 초연 되었는데 그의 매력적인 제자 루실그랑(Lucile Grahn)이 맡았다. 이 이야기는 제임스가 겹겹이 물결치는 하얀 망사천 스커트 차림의 공기요정 실피드를 보고 그녀의 영상에 사로잡힌다. 그녀를 갖고 싶은 마음에 마법사 매지에게 속아 스카프로 그녀의 양팔을 감싸 그녀의 등에서 날개가 떨어지며 실피드는 죽는다는 내용의 필립포 탈리오네(Filippo Taglioni)가 그의 딸을 위해 1832년 만든 것이다. 낭만발레의 유행은 여성중심의 춤으로 특징을 지니게 되며 이러한 물결은 전 세계적으로 발레리나들이 사랑받게 되었다. 이 작품의 영향으로 발레리나들의 의상이 지금 여성들의 결혼식 의상이 되었을 정도이다. 얼마나 사랑스런 아름다움이었기에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까지 그들을 흠모한 것이었을까? 이러한 영향은 남성무용수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며 그들의 영역을 축소 시켰다.
그러나 1936년 덴마크에서 부르농빌에 의해 만들어진 <라실피드>는 프랑스의 원작과는 달리 제임스의 남성의 춤의 진면목을 놓치지 않았다. 부르농빌은 슈니츠호퍼의 오리지널 음악대신 헬만 뢰벤스크졸트(Herman Lovenskjold)의 새로운 음악을 사용했고 안무 역시 전적으로 부르농빌 그의 자신의 것이었다.
크나큰 부르농빌의 업적은 베스트리스에게 영향 받았던 활기 있고 강한 남성의 춤꾼들의 이미지를 우리에게 보여주려 했으며 부르농빌식의 발레로 재탄생 했다. 그 시대의 부르농빌의 안무가가 없었다면 낭만발레에서 멋진 남성의 춤을 놓쳐 버렸을지 모른다. 그의 안무는 그가 깊이 영향 받았던 스승 베스트리스의 낭만주의 이전의 방식을 반영한 것이다. 오귀스트 베스트리스가 그에게 남긴 인상, 그는 자신이 배웠던 발레리노의 테크닉을 <라실피드>의 남성주인공 제임스에게 불어 넣은 것이다.
그 시대의 발레리나 루실그랑과 발레리노 부르농빌이 제임스의 주인공이 되어 커플을 이루며 훌륭히 해낸 부르농빌의 초연판이 최고의 <라실피드>가 되어 지금도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다.
그러므로 덴마크왕립발레단에서 레퍼토리로는 물론이거니와 지금도 미국의 아메리칸 발레씨어터에서는 이 작품을 정규적으로 공연할 정도로 부르농빌의 작품은 후대에까지 여전히 살아 숨쉬며 오늘날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다.
남성역할인 제임스의 수많은 도약과 멋진 동작들은 낭만 발레사에 안무자로서 커다란 공헌을 한 셈이었다.
라실피드이후 부르농빌은 주제가 조화롭고 행복한 내용으로 끝나는 대본을 자신이 손수 썼다. 그는 “기쁨은 힘이고 슬픔은 허약함이다”라는 그의 철학과 같이 순수한 여성과 행복한 결혼을 이루어 영원히 행복하게 사는 삶을 다루고 있다. 그것은 그가 영향 받았던 덴마크의 사회구조에서 기인되는데 열정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의 결말보다는 인생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그들의 생활 방식 때문이다. 그의 발레 중 하나인 <민담A Folk Tale1854>에서도 결혼과 가정의 화목을 예찬하는 신부의 왈츠로 휘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또 하나의 부르농빌의 걸작 <겐자노의 꽃축제Flower Festival in Genzano1858>에서는
이탈리아의 향취가 물씬 풍기며 부르농빌의 테크닉을 살펴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겐자노의 꽃 축제>의 2인무는 덴마크뿐만 아니라 영국왕립발레와 미국 등 수많은 발레단의 레퍼토리로 지정되어 세계 각국의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일반인들보다는 발레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작품 중에 하나로서 가벼움의 환상을 지니고 있다. 부르농빌은 섬세하고 순간적인 스텝전환과 갑작스러운 방향전환을 이용하여 무용수들이 공간을 가로지르고 무대의 표면 위를 미끄러져 지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그 특징이다. 이는 볼쇼이 발레에서 보이는 점프, 회전, 그리고 높은 도약을 보려 한다면 <겐자노의 꽃축제>에서 보여주는 순수하고 신선한 즐거움의 아름다움의 특질을 놓치게 될 것이다.
그는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훌륭한 발레 작품들을 창작했는데 “영혼이 쉬고 일 할 수 있는 땅”이라고 그가 선언한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 Napoli1842〉를, 노르웨이에서는〈하르당게르에서의 결혼A Wedding in Hardanger1853>, 그 외 스페인의〈기마 투우사 The Toreador1840〉<라 벤타나 La Ventana〉와 동양을 무대로 한 발레 〈압달라 Abdallah〉등이 있다.
그는 1861년에서 64년까지는 스톡홀름에서 스웨덴 로열 오페라를 감독하기도 했으며,1855년부터 2년간은 빈에서 활동하기도 했었다. 또한 그의 마지막 작품인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까지 From Siberia to Moscow1876〉이후 1877년 덴마크로 돌아온 뒤 은퇴했으며 기사작위를 받았다. 1879년 부르농빌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사후 100주년 기념행사가 코펜하겐에서 1주일에 걸쳐 부르농빌 축제가 열릴 정도로 여전히 그를 기억하려 한다.
부르농빌은 뛰어난 안무가로서 그의 작품은 150년이 지난 지금까지 레파토리로 남아있으며 바뛰, 앙트르샤, 쥬떼 등을 많이 사용하는 그의 기법은 낭만발레에 가벼움과 탄력을 넣어 부력이 있는 경쾌한 스텝으로 남성들의 뛰어난 도약을 보여주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남성의 화려한 바리에이션의 최고의 기량이 요구되기 때문에 지금도 세계적인 발레 스타들의 도전의 목표가 되고 있다.
우리는 낭만발레의 가장 위대한 안무가의 한사람인 오귀스트 브루농빌을 만나보았다. 춤꾼의 역할의 중요성을 새롭게 고조 시켰고 그의 풍부한 창작력에 의해 남성 춤꾼의 새로운 지평을 연 낭만발레는 그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또한 그의 안무자적 재능은 당시 발레의 예술형태를 바꿔놓으면서 유럽을 휩쓴 낭만발레 열풍이 국제적으로 확산하는데 크게 이바지했다.
|
  |
| LAST UPDATE: 2011.03.27 - 21:31 |
|
이름검색
847
5
34
![안무가론2.hwp [32 KB] 다운받기](http://dancetheory.pe.kr/spboard/img/type/hwp.gif){kind=small}
안무가론2.hwp (32 KB)
뒤샹과 초현실주의
마리뷔그만-표현주의 마녀의춤 (동영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