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반 마넨 -블랙케이크
『블랙 케이크(Black Cake)』(1989)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의 창단 30주
년 기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당시 NDT의 예술감독이었던 지리 킬리
안은 30주년에 어울리는 작품을 그에게 원했고, 그 때 요청한 컨셉이 바로
‘케이크’이다. 마넨은 컴퍼니의 생일을 축하하는 작품인 만큼 유쾌하고 축제
분위기에 맞는, 무엇보다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구상하였다. 의상
디자이너 케소 데커(Kesso Dakker)는 파티 분위기에 어울리는 블랙과 실버
톤의 세련된 드레스를 제작하였고, 그 블랙 의상을 본 순간 ‘블랙 케이크’라
는 제목이 완성된 것이다.
그는 이 작품에서 총 다섯 작곡가의 음악을 사용하였는데, 레오스 야나체크
(Leos Janacek),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Fedorovich Stravinsky), 피에트
로 마스카니(Pietro Mascagni), 줄리 마스네(Jules Massenet), 그리고 차이
코프스키의 음악을 사용하였다. 다른 파트의 음악은 미리 정해놓았지만 맨
첫 장면의 음악을 구하지 못했던 그는 친구의 도움으로 차이코프스키의 '비
창' 3악장을 오프닝에 사용하게 되었다. 또 클래식 음악을 선택하였기 때문
에 무도회 같은 클래식한 분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여성
무용수에게 하이힐을 신기기로 결정하였다. 33)
'블랙 케이크'는 한 파티에 참석하여 와인과 샴페인에 흠뻑 취하는 무용수
들을 그려내고 있으며, 단순한 의상을 선호하는 그답지 않게 대부분 검은 연
희복 차림의 커플들이 높은 굽의 구두까지 신고 나오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총 다섯 장으로 구분되고 각각 다른 작곡가의 곡이 사용된다. 시작은 차이코
32) 심정민, “역량 있는 세컨드컴퍼니로서의 NDT 2 - NDT 2 내한공연", 댄스포럼(2008. 6
프스키의 교향곡 제6번의 빠른 3악장인데, 여섯 커플이 무도회의 흥겨운 분
위기를 연출한다. 그 다음은 그의 주특기인 2인무를 세 쌍이 차례로 춤을
추는데, 야나체크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 스트라빈스키의 러시아
풍 스케르초, 마스카니의 오페라 "친구 프리츠( L'Amico Fritz)" 간주곡이
사용되며 각자 다른 상황에 놓인 세 커플의 개성이 넘치는 춤을 만끽할 수
도 있다. 마지막 장면은 다시 모든 커플들이 모여 기분 좋게 술에 취해가는
장면으로 연극적인 요소(마임, 딸꾹질, 웃음소리 등)가 많이 담겨져 있는데,
무용수들의 웃음소리는 아무 생각 없이 술에 취해 그 상황만을 즐기고 있는
듯 관객에게 기대하지 않았던 재미를 준다. 이 장면에서 마스네의 오페라 "
타이스(Thais)" 에 사용되었던 음악을 사용하였는데, 오페라에서는 타락한
요부였던 타이스가 꿈을 꾸면서 종교에 귀의한 거룩한 음악으로 사용되었던
반면, 그의 작품 속에서는 술에 취하는 상황으로 전복시키면서 그만의 음악
적 해석에 위트가 느껴진다. 이 작품은 비교적 구체적인 상황이 묘사되므로
이례적이긴 하나 여섯 커플의 일상을 유머스럽게 풀어내고 있고, 세 커플들
의 2인무에서 서로를 느끼고 바라보는 '관계'에 대한 안무적 특징이 삽입되어 있다.
p46~47 네덜란드 댄스시어터 대표안무가의 예술성향연구 2009 강민지
유니버설발레단의 ‘모던발레 프로젝트’= 한스 반 마넨의 ‘블랙 케이크’
‘블랙 케이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을 자랑하는 네덜란드 댄스시어터(NDT)의 창단 30주년 기념작으로 상류층의 와인 파티에서 벌어지는 유쾌한 에피소드를 그렸다. 우아한 검정 드레스에 하이힐을 신고 등장하는 여성이 남성과 짝을 지어 춤을 추다가 커플들이 술에 취해 가면서 드러나는 남녀관계의 감춰진 감정이 즐겁게 드러난다. 2008년
‘한스 반 마넨’은 컴퍼니의 생일을 축하하는 작품인 만큼 유쾌하고 축제 분위기에 맞는, 무엇보다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구상했다. 의상 디자이너 케소 데커 (Keso Dekker)는 파티 분위기에 어울리는 블랙과 실버 톤의 세련된 드레스를 제작했고, 그 블랙 의상을 본 순간 ‘블랙 케이크’라는 제목이 결정된 것.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Relationship)’에 초점을 맞추는 한스 반 마넨의 주제 의식이 이 작품에서는 매우 코믹하게 나타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상류층의 와인 파티. 초대 받은 커플들이 점차 만취상태가 되어가면서 벌이는 코믹한 에피소드이다. 우아하게 차려 입은 커플들이 서로 춤을 추고, 술기운에 따라 남과 여의 관계에 있어서의 모든 감춰진 감정이 들통난다.
20분 남짓 되는 발레 안에 차이코프스키, 야나첵, 스트라빈스키, 마스카니, 마스네의 음악이 담겨있고, 음악마다 서로 사랑하는 커플, 여성상위커플, 애증으로 점철된 커플 등 여러 관계가 드러난다. 비장하기 그지없는 차이코프스키, 난해하기로 유명한 스트라빈스키, 우아하고 아름다운 마스네 등 이들의 음악이 주는 기존 이미지가 한스 반 마넨의 엉뚱한 발상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데서 관객들의 폭소가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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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18.11.27 - 2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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