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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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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bject | 유니버설발레단의 역사를 증명하는『백조의 호수』 이찬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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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주춤자료관대표/춤평론가)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 예술감독 유병헌)이 2019년 시즌 개막작으로 『백조의 호수』를 무대에 올렸다(유니버설아트센터, 4월 5~13일). 2017년 이후 2년 만에 공연하는 것으로 4개 주역 팀이 무대에 올랐다. 필자는 6일 2회 공연을 모두 보았다.
고전발레의 진수라고 할 수 있는 『백조의 호수』는 1877년 라이징거 안무로 볼쇼이 발레단에 의해 초연되었으나, 1895년 마리우스 프티파와 레프 이바노프에 의해 새롭게 안무되면서(마린스키발레) 명작 발레로 거듭났으며 현재 세계적인 유수의 발레단에서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발레 하면 『백조의 호수』”라고 할 정도로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으며 차이콥스키의 음악은 발레 작품 이상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유니버설발레단이 무대에 올린 『백조의 호수』는 프티파-이바노프 원작을 토대로 키로프발레단(현 키로프마린스키 발레단)을 이끌어온 올레그 비노그라도프(1937~)가 재안무한 것에 유병헌의 개정이 더해져 총 4막을 2막 4장으로 수정한 버전이다. 극의 긴장감과 빠른 전개를 위해 후반부 막과 막 사이의 서곡을 약간 줄였다(인터미션 포함 2시간 20분).
1막 지그프리드의 성인식과 밤의 호숫가, 2막 왕궁무도회와 밤의 호숫가로 구성되며 한 막 안에서 전반부가 화려하고 볼거리가 부각된다면 후반부는 정적이며 섬세한 표현이 부각된다고 할 수 있다. 왕자의 성년식과 무도회 장면에서는 어릿광대(리앙시후아이)의 고난이도 테크닉, 왕자의 친구(임선우)와 두 여인의 3인무(파 드 트루아), 디베르티스망으로서 캐릭터 댄스들이 발레 테크닉을 안정적으로 보여준다. 임선우의 주떼는 눈에 띌 만큼 탄력적이었다.
2막 중 ‘밤의 호숫가’에서 12인의 백조와 12인의 흑조가 무대에서 V 자형으로 정연하게 서는 장면은 흑과 백의 선(라인)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데 이는 유니버설발레단 버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계산된 조명의 변화는 극의 몰입을 도왔다.
『백조의 호수』는 발레단에 따라 다른 결말을 보여주는데 유니버설발레단은 슬픈 결말(sad ending)을 택했다. 로트바르트에 의해 성에 남은 채로 죽은 오데트의 뒤를 따라 지그프리드가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은 불타오르는 성을 배경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죽어서야 만나게 되는 두 인물의 애절한 사랑이 관객들의 가슴속에 스며드는 듯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직업 무용단 최초로 『백조의 호수』 전막 공연을 올린 것은 1992년이며 당시 러시아 키로프발레단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를 초빙해서 6개월간의 혹독한 훈련 끝에 이루어졌다. 문훈숙 단장은 국내 발레리노를 찾기 어려울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오랫동안 주역으로 활동해왔으며 2017년 『백조의 호수』 무대에 섰던 황혜민이 떠난 후 유니버설발레단은 주역 교체시기를 맞이했다고 할 수 있다. 필자가 관람한 날의 주역 발레리나는 한상이(3시)와 김유진(7시 30분)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오데트/오딜’ 역을 맡은 한상이는 32회전 푸에테에서 힘이 부족했지만 흑조로서의 카리스마와 백조 그 자체인 자태로 원숙미를 보여주었다. 입단 2년차로 올해 드미 솔리스트로 승급한 김유진은 32회전 푸에테에서 다소 축(軸)이 이동했으나 백조의 순수함이나 감정 표현을 잘 해내는 모습이었다. 필자는 2015년『멀티플리시티』(나초 두아토안무)의 재공연(LG 아트센터3.19~22)에서 눈에 띄었던 솔리스트 홍향기가 새로운 백조의 탄생을 알리는 모습을 보았다.(천안예술의전당 2015.4.15.) 당시 ‘오데트’로서 그녀만의 개성이 보이지 않았지만 가능성 있는 발레리나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그녀는 한 순간의 흐트러짐도 없이 흑조로서 우리에게 각인되는 것은 물론 오데트의 순수성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백조의 호수』는 주역과 군무진 모두 섬세한 테크닉, 고도의 집중력뿐만 아니라 체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최고의 작품이면서 최고의 발레단이 아니면 소화해내기 어려운 작품이다. 이제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전체적인 노련미 까지 갖추고 있다.
한편, 올해로 창단 35주년을 맞은 유니버설발레단은 6월에 프랑스의 팔레 데 콩그레 드 파리(Palais des Congrès de Paris) 초청으로 『백조의 호수』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백조의 호수』와 더불어 직업 무용단으로서 전통을 세워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몸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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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20.11.25 - 2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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