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춤(Le Loi Danse)>(2000) 115분
감독: 제라르 코르비오
제작: 도미니크 얀
각본: 디디에 드콩, 이브 드 카스트로, 앙드레 코르비오, 제라르 코르비오
출연: 브누와 마지멜
음악: 장 바티스트 륄리
“내가 춤이 되고 춤이 곧 내가 된다.” 춤추는 사람들에게 아주 익숙한 말이다. 그들은 춤이라는 특별한 언어를 통해서 자신을 표현한다. 춤은 새로운 존재를 만들기도 하고, 다른 존재를 경험하게 한다. 그래서 춤은 그것을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추는 사람에게도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된다.
루이14세는 발레를 통해 탄생한 태양왕으로 자신을 표상한다. 권력, 쾌락, 광명과 성스러운 빛을 내는 존재가 무대에 올랐다. 춤의 강한 생명감은 대지에 광명과 생명을 주는 힘이 되고, 이로부터 민중은 태양을 찬양하게 되고 총애와 명성과 평화를 얻게 되는 왕이 루이 그 자신이라 말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몰리에르가 말한 것처럼 “발레는 폐하의 기호”가 되었다. 그리고 대신과 귀족들은 그의 춤을 치밀하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루이14세의 몸짓 하나하나가 그의 정치적인 의도로 해석되었다. <밤의 발레>에서 루이14세는 반란파를 출연시키는가하면 프롱드 당원까지 춤에 참가시킨다. 이 모습을 본 귀족들은 “어제의 적까지도 받아들이겠단 의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루이14세가 발레 동작의 하나인 뚜르 앙 레르(tour en l'air)를 실패한 모습을 보면서 “휘청대는 나라꼴과 비슷하군, 신성은 지상엔 없는 거야”라고 말한다.
루이14세의 섬세한 몸짓은 감탄을 자아냈다. 절도 있고 균형과 조화의 미가 돋보이는 그의 춤은 륄리의 무곡에 맞춰 웅장함을 더했다. 영화는 무대 위에 펼쳐진 왕의 삶을 그려냈다. 왕의 춤은 한 사람의 야망과 열정과 사랑과 분노와 두려움의 감정이 가면 속에서 요동치고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의 발레는 그의 삶과 그 자신을 모두 담고 있는 예술이었다. 그래서 그의 발레는 장엄했고, 위태로웠다. 발레와 음악을 사랑하고 꿈꾸던 그의 모습만큼 찬란한 것은 없었다.
글: 이희재
2020년 서울형 뉴딜 청년무용예술가 이찬주춤자료관 인턴
▼<밤의 발레 Ballet de la Nuit>(1653)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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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 2020.08.28 - 10: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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